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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씨름 살리기 스모서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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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씨름 살리기 스모서 배우자

입력
2004.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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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씨름을 외면하는 사회가 너무 냉정합니다." LG투자증권의 씨름단 해체결정에 맞서 한국씨름연맹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던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4) 선수는 경북 구미에서 열리는 천하장사대회(3~5일)에 참가하기 위해 1일 농성을 풀면서도 발걸음이 무겁기만 했다. 민족 고유 스포츠 선수란 자부심을 가졌던 그에겐 씨름단을 인수할 기업이 한 곳도 없어 졸지에 ‘백수’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현실이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1983년 출범한 민속씨름은 팀이 8개까지 늘어나면서 대중 스포츠로 각광을 받았으나 외환위기 이후 살림살이가 나빠진 데다 세계화 열풍에 씨름이 촌스러운 경기로 몰리면서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그나마 남아있는 3개 팀 가운데 LG씨름단이 계획대로 천하장사대회?끝나는 6일 해체될 경우 2개 팀만 남게 돼 씨름판은 사실상 와해된다.

LG씨름단의 지난해 운영비는 23억원 정도. 최근 삼성으로 이적한 프로야구선수 심정수의 몸값 60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심정수의 몸값이면 씨름단을 3년 운영하고도 남습니다. 열 불이 나서…" 난생 처음 시위구호를 외쳐보고, 단식농성까지 벌였건만 도무지 분이 안 풀린다는 기색이었다.

일본의 국기인 스모는 우리나라 씨름과 사촌격이다. 그러나 대접은 전혀 딴판이다. 일본은 스모를 전통문화 보존과 국가홍보의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정부는 세금감면 등 각종 인센티브를 아끼지 않았고, 공영방송 NHK는 위성채널을 통해 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지는 경기를 전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이 덕에 스모는 일본을 상징하는 스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도 씨름을 살리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김혁 체육부기자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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