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내 계파들이 고민에 빠져있다. 저마다 ‘당내 최대 규모’라며 호언하지만 정작 속을 들여다보면 내부 결속력이 약하기 때문이다.모임을 가져도 참석자가 절반에 못 미치고 소속감도 별로 없다. 내년 전당대회에 내세울 당권주자를 놓고서도 의견통일이 안되고 있다. 주요 계파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조직점검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천ㆍ신ㆍ정’이 주도하는 바른정치모임은 11월에 세 번의 만찬모임을 열었다. 12월부터는 월례 만찬을 열되 운영위원회도 두기로 했다. 이는 8월 이후 한번도 공식모임을 하지 않아 연대 의식이 느슨해진 데 따른 우려의 또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한 의원은 "내년 전당대회에 어떤 후보를 내야 할 지, 누구와 연대할 지를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신기남 전 의장의 출마설이 나돌면서 ‘천·신·정’ 3자간에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털어놓았다.
바른정치모임과 함께 당내 양대 세력으로 불리는 재야출신의 국민정치연구회(국정연)도 속사정은 비슷하다. 국정연은 2일 전체 모임을 갖고 조직강화방안, 전당대회 대책 등을 논의한다. 그러나 리더인 김근태 보건복지장관의 국민연금발언과 관련,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소장파들의 비판이 나오는 등 혼선의 여진이 남아 있다.
개혁당 출신이 주축인 참여정치연구회는 외형상 조직적이다. 그러나 당권을 놓고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을 미는 쪽과 김원웅 의원측이 대립하고 있다. 이들은 4일 이사회에서 단일화를 시도할 예정이나 서로 물러설 기색이 없다.
안정적 개혁을 위한 모임 역시 중도보수를 표방, 관심은 끌고있으나 지난 주 첫 모임에 절반 정도인 15명만 나오는 등 저조하다.
그나마 활발한 모임은 경제 공부를 목적으로 하는 386 주축의 의정연구센터, 참여정부 관료 출신들의 일토삼목회 등이다. 다른 계파와 달리 정치색이 없기 때문이지만 당권경쟁이 본격화한 후에도 중립의 틀이 유지될 지는 미지수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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