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게 보여야 할 눈동자(각막)가 각종 질병 또는 사고로 하얗게 변한 사람이 있다. 실제 각막은 맑은 유리처럼 투명하지만 각막 안쪽에 있는 갈색의 홍채가 비쳐 검게 보이는 것이다.이들은 시력의 상실이라는 큰 고통 외에도, ‘하얀 눈동자’로 인해,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등 사회생활을 하는데 심각한 지장을 받게 된다.
서울대병원 안과 권지원 교수는 지난해부터 눈 외상, 각막염 후유증, 수차례의 눈 수술 부작용 등으로 인해 검은 눈동자가 하얗게 된 환자에게 생체에 적합한 염색약을 눈동자에 입히는 ‘눈동자 문신’을 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검은 눈동자가 하얗게 변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홍역 등으로 인한 각막염으로 검게 보이는 각막이 하얗게 변하는 것. 각막에 염증이 생기면 균이 각막을 침투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투명한 각막이 하얗게 변한다. 염증이 치유돼도 하얗게 변한 부분은 투명해지지 않고 흰 자국을 남길 수 있다.
이외에도 백내장이나 녹내장, 망막 등 눈수술을 여러 번 받다 보면 각막의 투명도를 유지시키는 세포(각막내피세포)의 수가 감소해 눈동자가 뿌옇게 변할 수 있다. 또 외상 후유증으로 각막에 상처를 입었다가 낫는 경우에도 상처자국이 하얗게 남을 수 있다.
권교수는 "이런 이유로 검은 눈동자가 하얗게 변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고 있는 사람이 상당수 될 것"이라면서 "문제는 안과의사들도 눈동자에 문신이 가능한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눈동자 문신은 간단한 국소 마취 후 하얗게 변한 부위의 각막실질(각막의 가운데 층)에 생체에 적합한 ‘조직염색약’을 주입해 검게 염색을 하는 방법이다.
경우에 따라 하얗게 된 부위에 염색약이 스며들지 않으면 염색양막시술을 하기도 한다. 이 시술법은 검게 염색된 막을 하얗게 변한 눈동자 위에 이식하는 것으로 이식된 막 위로 눈동자 상피세포가 자라서 덮게 된다.
물론 하얗게 변한 눈동자를 검게 하기 위해서는 각막이식이 치료나 미용면에서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각막이식은 공여자가 사망하면서 각막을 기증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기증자 수가 절대부족하고 또 거부반응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미용적 효과만을 기대한다면 눈동자 문신을 먼저 고려하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문신 후 각막이식을 할 수도 있다.
송영주 의학전문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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