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9일 라오스에서 ‘적극적 대외개방론’을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 직전에 기자들과 만나 "대외개방과 무역확대는 피할 수 없다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 전략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국제회의의 흐름을 보면 개방과 무역확대가 대세"라며 "능동적인 개방 전략을 취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최근 네 차례 해외순방을 하면서 개방에 다소 수동적으로 비쳐졌던 노 대통령의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인식이 과거에는 대외 개방의 불가피론에 머물렀다면 지금은 능동적 수준으로 진전된 것 같다"고 평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칠레에 이어 싱가포르와 합의한 자유무역협정(F TA) 체결이 일본 아세안 등 다른 나라들에게도 적용돼야 한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이 한· 싱가포르 FTA 협상 전에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에게 "별다른 성과가 없으면 보따리 싸라"는 농담성 진담을 했다는 후문에서도 이런 의지가 읽혀진다.
따라서 노 대통령의 개방론은 쌀 관세화 협상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쌀 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농민들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쌀 관세화를 통한 시장개방은 결국 받아들여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해외 순방 중 두드러지게 나타난 또 다른 부분은 갈수록 강해지는 기업 예찬론이다. 노 대통령은 9월 러시아 방문 때 "기업이 바로 나라"라고 말한 데 이어 지난 17일 브라질 방문 때는 "우리 경제를 성장시켜온 것은 우리 기업의 애국심이었다"고 칭찬했다.
외교의 초점도 정치· 안보 중심에서 경제·통상 위주로 바뀌고 있다. 노 대통령은 경제 외교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둔 뒤 한미정상회담도 별 탈없이 마무리되자 여유를 찾은 모습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각종 현안들이 꼬이는 데 비해 해외순방 결과가 비교적 괜찮게 나오자 노 대통령이 외교에 재미를 붙인 것 같다"고 말했다.
비엔티안=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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