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이종격투기 무대로 불리는 ‘K-1 월드그랑프리(GP) 파이널’이 4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다.이번 대회는 지역 예선에서 우승한 세계 정상급 선수 8명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기를 벌여 입식(立式)타격의 왕중왕을 가린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경기는 신·구 챔프가 맞붙는 본야스키와 호스트전. 본야스키는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고 2003년 우승자 호스트는 GP 타이틀을 4번 차지한 강타자. 두 선수의 격돌은 K-1의 진정한 맹주를 가리는 대결로 꼽히고 있다. 호스트는 지난해 출전하지 못한 틈을 타 본야스키가 자기 자리를 가로챘다며 맞대결을 고대해왔다는 후문. 하지만 230㎏의 거구인 스모의 영웅 아케보노를 하이킥 한방에 침몰시킨 본야스키 역시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7월 열린 K-1 서울대회 우승자인 카오클라이 카엔노르싱은 10월 월드 그랑프리 개막전(플레이오프)에서 약 40㎏의 체중차를 극복하고 킥복싱 강타자 알렉세이 이그나쇼프를 꺾어 이번 대회 최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GP 3회 우승에 빛나는 ‘20세기 최강의 킥복서’ 피터 아츠는 98년 마지막으로 챔피언에 오른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올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4번째 정상 등극을 노리고 있다.
96 GP에서 3위를 차지하며 일본 가라테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무사시와 ‘부메랑 훅’(궤도가 일정치 않은 훅)이 특기인 레이 세포, K-1 최강의 공격수 제롬느 반나를 꺾은 IBF 헤비급 챔프 출신 프랑소와 보타, 세계 팔씨름대회 우승자 게리 굿니지를 1회에 KO시킨 마이티 모 등도 불꽃 대결을 벼르고 있다.
격투기전문지 엠파이트 박성수대표는 "이번 GP 8강전 대진 구성은 신·구 대결 성격이 짙다"며 "세대 교체를 앞두고 있는 K-1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선수들이 더욱 치열하게 격돌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전문 채널 MBC-ESPN에서 12월 4일 오후5시부터 4시간에 걸쳐 생중계한다. 국내 방송에서 프로레슬러가 아닌 격투기 대회가 시차없이 생중계 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혁기자 hyukk@hk.co.kr
●K-1
K-1은 가라테(KARATE), 킥 복싱(KICK BOXING), 쿵후(KUNG-FU) 등 서서 싸우는 모든 격투기 중 ‘최강을 가린다’는 취지로 일본 가라테 단체 정도회관이 1993년 창설한 입식 타격기 대회. K-1은 출범 이후 전세계를 돌며 50만명 이상의 관중을 동원했으며, 2002년 GP의 경우 7만여명의 관중이 실내체육관인 도쿄돔을 가득 메웠다.
경기방식은 킥복싱과 비슷해 펀치와 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초기에는 외국인 가라테 선수들도 선전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유럽의 킥복싱 선수들이 대회를 석권하고 있다.
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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