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지하(金芝河·63·사진)씨가 생명운동중단을 선언했다. 김씨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80년대 이후 20여년 동안 일관해 온 생명·평화 사상가로서의 삶에서 발을 빼고 문학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관련기사 28면시집 ‘유목과 은둔’(창비 발행) 출간에 맞춰 30일 경기 일산 자택에서 만난 김지하씨는 "논리적 담론에 몸과 마음이 지쳤는데, 시를 쓰면 마음이 그렇게 편안하다"며 "일체의 강연과 생명운동과 관련된 집필활동을 끊고, 시와 동화 쪽으로 옮겨 앉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정초께 산문집 ‘생명과 평화의 길’(문학과지성사 발행 예정)과 미학이론을 정리한 ‘흰 그늘의 미학’(실천문학사 발행 예정) 출간으로 20년 생명운동의 지적 작업을 갈무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생명운동은 여성과 청년들이 중심이 된 생활문화 대중운동으로 확산돼야 할 시점"이라며 "당분간 ‘생명과 평화의 길’ 이사장 자리는 유지하겠지만 그것은 마치 ‘죽은 제갈공명의 역할’ 같은 것이 될 것이며, 4년쯤 뒤에는 완전히 은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내(김영주씨)와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시도 짓고, 10, 20대를 위한 동화를 쓸 참"이라고 밝혔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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