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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도롱뇽 소송’에서 얻은 것과 잃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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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도롱뇽 소송’에서 얻은 것과 잃은 것

입력
2004.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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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뇽 소송’으로 유명한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에 대한 공사착공금지 가처분 신청이 항고심에서도 각하 및 기각됐다. 이로써 ‘도롱뇽 소송’은 사실상 종결됐고, 3개월여 중단된 천성산 터널 공사가 재개된다.부산고법의 법리적 판단은 1심과 마찬가지로 ‘자연물의 소송당사자 자격이 확립되지 않았고, 터널 굴착 공사에 의한 환경침해의 개연성이 낮아 보이는 반면 공사 지연에 따른 공공 이익의 침해가 크다’는 내용으로 특별히 이의를 달기 어렵다. 결정문을 내며 재판장이 밝혔듯 "사회적 갈등 해소에 대한 미련이 있었고 터널의 안전성을 알아보고 싶었던" 재판부가 "법리로는 이미 소송 제기 당시인 6월에 내릴 수 있었던" 결론을 미루면서까지 내놓은 조정안을 거부한 만큼 환경단체는 할 말이 군색하게 됐다.

특히 이례적으로 언급된 ‘사회적 갈등’은 주목할 만하다. 소송에 앞장선 지율 스님은 지난해 10월 가처분소송을 냈다가 각하되자 항고와 함께 거의 두 달간의 청와대 앞 단식농성으로 공사 중단을 끌어냈다. 단식농성의 단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재검토’ 공약이었고, 청와대 관계자와의 면담도 바로 그 때문에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대통령의 공약이 사회적 갈등을 부추긴 고리였다는 점에서 지도층의 깨닫는 바가 있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법원의 이번 결정에 환경단체가 꼭 실망할 것만도 아니다. 문학적 상상력과 낭만이 넘치는 ‘도롱뇽 소송’을 통해 국민은 국책사업이 초래할 수 있는 생태계 파괴 가능성에 대해 넓은 공감대를 가졌다. 환경운동이 당장의 이익이 아니라 환경·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확산을 겨냥한 것이라면 적지않은 성과다. 도롱뇽이란 생물의 존재조차 몰랐던 도시인들에게 그 귀여운 모습을 각인한 교육효과만으로도 지율 스님의 단식농성은 사회적 가치를 갖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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