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길 위의 이야기’에 보통 어머니가 쓰던 물건은 딸이 물려받고, 아버지가 쓰던 물건은 아들이 물려받는다고 말했다. 그 이유도 안팎간에 쓰던 물건과 애지중지하던 물건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그러나 지금 내 서재 한켠에 아주 예전에 할머니가 쓰시고, 어머니가 쓰시던 물레가 놓여 있다. 나는 내 열 살 때 돌아가신 할머니가 베를 짜고, 물레를 돌리고 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길쌈을 하고 물레를 돌리고 베를 짜던 어머니의 모습은 내 얼굴에 여드름이 돋던 시절까지 보았다. 그때로부터 불과 한 세대가 지났는데, 내 서재의 물레를 보고 저것은 무슨 물건이냐고 묻는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도 많다.
어머니가 저 물레를 내게 주신 뜻은 한 올 한 올 서로 헝클어지지 않게 실을 뽑듯 글을 쓰라는 것이었는데, 그 물레 옆에서 이 짧은 글을 쓰는 동안에도 나는 이 문장이 헷갈리고 저 문장이 헷갈린다. 어둠 속에 한석봉의 어머니가 써는 떡처럼 반듯하게 글씨를 쓰기도 어렵겠지만, 물레로 실을 감듯 헝클어지지 않게 문장을 짓는 일은 더욱 어렵다. 그래서 재주 없는 이 아들은 어머니가 주신 물레를 하루에도 몇 번씩 돌리고 또 돌려본다. 소설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