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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업 ‘西進바람'/美·유럽 기업 사냥 올 30% 급증…정부도 규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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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업 ‘西進바람'/美·유럽 기업 사냥 올 30% 급증…정부도 규제 완화

입력
2004.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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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의 ‘서진(西進)’이 시작됐다.최근 중국 정부는 자국기업의 해외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후 중국 기업들은 외국기업에 대한 기업 인수·합병(M&A)에 가속도를 내면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 마저도 넘보고 있는 것이다.

29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최대 자동차 부품제조업체 완샹(萬向)그룹은 미국 일리노이스의 한 자동차부품 업체에 대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완샹은 6년 연속 중국 내 10위권 기업에 선정된 자금·기술력을 갖춘 중국의 대표기업이다. 완샹은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폴크스바겐의 공식부품공급업체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의 유럽통화 기관투자가들이 발표한 중국의 100대 부호 중 6위로 뽑힌 루관추(魯冠球) 완샹그룹 회장은 미국의 자동차 부품업체 인수를 위해 약 30억 달러를 투자키로 결정했다.

중국의 백색가전 업체인 그린쿨도 최근 기술확보를 위해 영국 버스 설계회사와 프랑스의 자동차 부품회사를 사들여 향후 2년 내 유럽에 버스공장을 설립키로 했다. 그린쿨이 현재 가격절충중인 회사는 영국 랭커셔 소재 버스설계회사인 레이랜드 프로덕트디벨롭먼트와 프랑스의 보르고뉴에 있는 자동차 부품 공장 등이다. 그린쿨의 한 임원은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1, 2년 내 유럽에서 버스를 판매하기 위해 영국 또는 동유럽에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를 인수한 중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상하이자동차(上海汽車)그룹도 자동차 엔진과 디자인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최근 ‘미니’의 제조업체 영국 MG로버와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아우디가 매각을 추진중인 엔진제조회사 코스워스 테크놀로지와 폴란드의 대우자동차에 대한 M&A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업들의 이 같은 ‘서진’은 중국에 대한 선진국들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기술장벽이 강화하는 현실에서 차라리 선진 기업을 통째로 사들여 연구·개발(R&D) 기술의 확보 등 ‘노하우’를 전수받자는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새로운 시장개척과 원가 절감 의지도 포함돼 있다.

FT는 "올해 중국기업의 해외기업 M&A가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44건에 이른다"며 "건 당 평균 투자규모가 아직 1억 달러 미만이지만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기업사냥’이 보다 대형화되고 본격화할 조짐"이라고 분석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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