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거진 SK글로벌 위기와 카드채 부실사태로 당시 증권사 영업창구는 일대 혼란에 빠졌다. 당황한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와 환매를 요청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 삼성증권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고객들의 환매요구를 모두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또 수 차례 공시를 통해 SK글로벌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편입현황, 카드채 보유현황 등을 공개해 주주와 고객들을 안심시켰다.물론 그 충격파는 엄청났다. 한 달도 안돼 총 수탁고 24조원 중 3조원이 빠져나가는 아픔을 견뎌야 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모두 당시의 결정이 옳았다고 굳게 믿고 있다. 한 직원은 "당시 빠져나간 수탁고를 다시 회복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이 같은 신뢰경영은 5월 배호원 사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체계화한 윤리경영으로 한단계 발전한다. 배 사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삼성증권 WAY’라는 윤리경영을 선포했다.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관리하는 금융회사는 고객사랑 윤리의식 프로정신 팀워크 등 4대 핵심 가치 중 윤리의식을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클린 컴퍼니를 향한 삼성증권의 노력은 특히 영업부문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우선 8월부터 전 부서와 영업점에 준법감시 담당자를 두고 전 임직원에게 정기적으로 관련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신용불량 직원의 영업제한 조치, 단기 매매를 부추기는 일일 추천 종목제 폐지 등 그 동안 증권사의 윤리적 약점으로 지적돼 온 관행도 과감히 뜯어고쳤다. 또 그동안 약정액과 수수료 위주였던 영업직원 평가 및 보상 체계를 고객의 수익률 중심으로 바꾸었다.
경영부문에서는 주주중심 경영과 투명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2001년 이후 두 차례에 걸친 대규모 주식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상승을 꾀한 것이나 기업지배구조 헌장을 선포한 것 등이 구체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삼성증권은 9월 금융감독원의 ‘상반기 민원처리 평가’ 결과 민원 발생률이 가장 낮아, 증권업계 1위에 올랐다. 또 2004년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www.cgs.or.kr)가 주주 권리보호, 이사회, 공시, 감사기구, 경영의 과실배분 등 5개 항목에 대해 실시한 상장사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서 전체 상장사 407개 중 11위를 기록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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