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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入면접 정보가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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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入면접 정보가 샌다

입력
2004.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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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면접고사 정보가 유출되고 있다.대입 수능시험의 변별력과 신뢰도가 저하되면서 상대적 비중이 크게 높아진 면접시험 정보가 서울 강남 학원가를 중심으로 상당히 구체적으로 나돌고 있다. 이는 재력과 정보력에 의해 당락이 좌우되는 또 다른 형태의 입시 ‘불공정 경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서울대 자연과학대 입시면접을 맡았던 K교수는 "당시 일부 응시생들의 거침없는 답변에 탄복을 금할 수 없었다"며 "면접교수들의 핵심전공이나 질문성향까지 죄다 파악하고 들어 왔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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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을 읽게 하고 10여분간 토론을 하는 형식의 면접에서 여러 학생들이 오랫동안 도상훈련을 해 온 듯 답변이나 태도에 빈틈이 없었다. 심지어 일부는 대학원 수준의 고체 물리학 이론까지 자유자재로 인용, 교수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문제는 이런 학생들의 답변 내용이나 논리 전개방식이 거의 엇비슷했다는 점. 정시 면접 때도 같은 상황이 재연되자 K교수 등은 학교측에 보다 정밀한 측정을 위한 1박2일 합숙면접 등의 보완책을 건의했으나 실현되지는 않았다.

실제로 이맘 때면 강남 학원가에는 수능학원들이 면접 전문학원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대학 면접 합격률 70%’ 따위의 광고문구가 나도는가 하면 고액의 ‘족집게 면접과외’ 들도 속속 등장한다. 이런 곳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마치 예상문제를 풀 듯 면접시험을 치를 수 있어 "면접과외를 받으면 합격, 안 받으면 낙방"이라는 말이 일반화해 있을 정도다.

일부 학원이나 과외에서 가르치는 면접 정보들은 단지 강사들의 경험과 노력에 의해 축적된 것이라고만 보기에는 지나치게 구체적이다. 최근 수년간 기출문제는 물론, 면접교수의 신상정보, 올해의 예상 제시문과 질문내용, 심지어 시험일 면접교수에게만 제공되는 ‘면접진행지침’까지 가르친다. 이를 통해 면접경향과 스타일, 평가기준 등을 완벽히 파악하고 돌발질문에 대한 대처요령까지 갖춘 학생들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과의 차이는 말할 필요도 없다.

면접정보는 주로 특정대학 출신의 학원강사들이 모교 인맥을 통해 쉽게 입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담당교수가 직접 개인교습을 한다고 광고하는 경우도 있다. 정보력의 차이에 따라 수강료도 천차만별이다. 기밀에 해당하는 ‘확실한’ 정보를 가르치는 맞춤과외의 수강료는 최고 1,000만~2,000만원에 달한다.

참교육연구소 이철호 부소장은 "대학들이 면접·구술고사의 비중을 강화하면서 최근의 ‘면접과외’야말로 실력 외적 능력으로 당락을 가르는 사교육의 병폐를 집약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교육당국과 각 대학들의 대책을 촉구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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