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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넘은 仁術은 따스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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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넘은 仁術은 따스했네

입력
2004.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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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을 들어 보고 손가락을 펴 봐. 눈도 감았다 떠 봐."28일 낮 서울 서초동 모 성형외과 진료실. 두 차례의 대수술(10월24일, 11월7일)을 이겨내고 마무리 치료를 받으러 온 2명의 중국 어린이를 대하는 이재화 원장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상반신 3도 화상을 입고 이곳에서 수술을 받은 꿍샤우창(13)군과 장아이삥(12)양. 또박또박한 우리 말로 거듭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고 말했다. 가족들도 의료진에게 연신 머리를 숙이며 고마움의 눈물을 흘렸다.

2명의 어린이는 불의의 사고로 큰 화상을 입었으나 현지에 첨단의료시설이 부족한 데다 3,000만원씩 하는 비용을 마련할 길이 없어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 꿍샤우창군은 3년 전 성냥불을 켜다 불이 기름에 옮겨 붙는 바람에 화상을 입었고, 장아이삥양은 10년 전 정신분열증세를 보인 어머니가 불을 켜 놓은 가스레인지 위에 그를 앉히는 바람에 큰 상처를 입었다.

두 어린이는 팔과 손을 움직이지 못하고 눈도 깜빡일 수 없는 등 심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성장을 멈춘 피부 때문에 내장이 기형화하는 현상까지 생기고 있었다.

희망의 등불이 켜진 것은 지난 7월. 서울 용산구 O교회 신도들로 구성된 해외의료선교팀이 중국 선양(瀋陽)을 찾아가 화상 환자들을 무료로 시술하면서부터. 이재화 원장을 비롯해 연세대 의대 유대현 교수 등 20여명의 의료진으로 구성된 선교팀은 매년 중국과 아프리카 등 의료 후진국을 돌며 자비로 시술활동을 벌여 왔던 터였다.

이 원장은 "꿍샤우창과 장아이삥을 만나는 순간 우리가 중국 선양까지 인도된 이유를 깨닫게 됐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지의 열악한 의료시설 때문에 큰 수술은 불가능했다. 중국 홍십자측에서 항공료를 부담해 이들 어린이는 가족과 함께 지난달 말 입국, 두 차례 대수술을 받았다. 다른 의료진도 자발적으로 이 원장의 병원에 모여 국경을 넘은 사랑에 힘을 보탰다. 상처가 아물면서 아이들의 상태를 지켜본 결과 수술은 대성공이었다. 두 어린이는 요즘 O교회 ‘중국어 예배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서울 곳곳을 구경하며 신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꿍샤우창군은 "놀이공원에서 범퍼카를 타는 일이 제일 신났다"고 말했으며, 장아이삥양은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이 너무 멋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12월2일 중국으로 돌아간다. 꿍샤우창군과 함께 온 어머니 양얜(34)씨는 "그동안 온갖 치료를 받느라 살던 집마저 팔았지만 차도가 없어 남편과 함께 수없이 울었다"며 "무엇으로 어떻게 이 은혜에 보답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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