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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한국대표문학전집과 마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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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한국대표문학전집과 마작

입력
2004.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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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어머니가 쓰던 물건은 딸이 물려받고, 아버지가 쓰던 물건은 아들이 물려받는다. 안팎간에 쓰던 물건과 애지중지하던 물건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나는 아버지로부터 1966년에 발행된 ‘한국대표문학전집’을 물려받았다. 한 권이 지금 책 세 권 두께만한 그 열 두 권짜리 전집은 내 서재 가장 아랫자리에 터줏대감처럼 꽂혀 있다. 초등학교를 다니던 어린시절, 집에도 학교에도 마땅히 읽을 만한 책이 없어서 아버지와 형들이 읽는 그 책을 읽기 시작했다. 지금 보니 선우휘 서기원 최인훈 선생이 그 전집의 말석을 차지하고, 김승옥 천승세 이청준 선생은 아직 문단 군번으로 거기에 낄 서열이 아니었던 듯하다.

그리고 장인어른으로부터는 젊을 때 가지고 놀던 마작을 물려받았는데, 이것은 내 책상서랍 속에 고이 보관되어 있다. 아내는 그런 경험이 없다지만, 나는 어릴 때 동네 마작판에 가 있는 아버지를 부르러 참 많이 다녔다. 거기만 가면 며칠 밤을 새우곤 하셨는데, 밖에서 들으면 방안에서 자그락자그락 마작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책과 마작, 전혀 성격이 다른 것 같아도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둘 다 ‘등화가친’의 아주 특별한 항목이라는 점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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