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 남성입니다. 현재 1억8,000만원짜리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습니다. 최근 부모님에게서 재산을 물려받아 2억원 정도의 여유자금이 생겼는데, 내집 마련도 해야 하고 자산도 불려야 하겠고 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론 경매에 관심이 많습니다. 경매를 통해 내 집도 장만하고 재테크도 하고 싶은데요. 괜찮은 방법인지, 전반적 경매시장 상황은 어떤지, 내년 전망은 어떤지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특히 강남 일산 분당지역의 경매현황이 궁금합니다.
◆ 경매시장 현황 = 2004년 경매시장의 특징은 ‘경매물량의 급증’과 ‘낙찰가율 하락’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 이후 급격한 부동산 거래감소와 완만한 가격하락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덩달아 경매물량이 급증했습니다. 단기 투자목적으로 은행에서 과다한 담보대출을 받아 개발지와 수도권에 투자했던 중소형 아파트 주택들이 속속 경매시장에 주요물건으로 쏟아진 것입니다. 몇 년간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기를 맞아 주택 가수요자들과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이 서둘러 사 둔 ‘대출 낀 부동산’이 속속 경매에 부쳐지게 된 것이죠.
2003년 상반기 3만9,000여건이던 경매물건이 올해 상반기엔 7만3,000건에 달해 물량 공급이 80%선까지 늘어났습니다. 더욱이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환금성이 떨어지는 외곽지, 개발지 인근의 아파트와 다세대·단독주택은 향후 경매대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경매물량이 늘어난 여파로 낙찰가율과 입찰경쟁률이 줄곧 내림세를 나타냈고, 서울 경매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올 상반기 74.3%에서 하반기엔 67.5%로 떨어졌습니다. 경쟁률도 5대1에서 3대1로, 다시 2대1로 낮아졌습니다.
◆ 내집 마련 시기는 = 경매로 내집 마련을 하려면 내년 하반기가 좋을 것 같습니다. 2005년 경매시장은 물량은 늘어나는 데 반해, 부동산투자 수요감소로 전반적인 낙찰가율과 입찰경쟁률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경매시장이 활황세를 타려면 상가 오피스텔 같은 ‘수익성’ 경매부동산 물량이 많이 공급돼야 합니다. 그런데 투자 메리트가 크지 않은 중소형 아파트나 주택을 중심으로 경매물량이 한정적으로 공급돼 투자자들의 선택폭이 넓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주택담보 대출비율이 크게 늘어난 데다 은행 연체도 증가하고 있어 향후 경매물량은 지금보다 더 쏟아져 나올 전망입니다. 특히 원리금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서민용 소형주택과 신도시 아파트 경매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내집 마련시기를 다소 늦추시기 바랍니다.
◆ 경매물량의 완만한 증가 = 경기침체 지속에 불안감을 느낀 은행들은 현재 환금성 자산을 앞 다퉈 처분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내년엔 다세대주택과 토지, 상가 등의 경매물량도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따라서 내년 하반기부터는 가수요까지 가세, 낙찰가율과 입찰경쟁률이 완만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점차 시내 중심가나 주요지역 중대형 경매물건이 늘어나고 저금리 극복을 위해 투자자들이 몰릴 경우, 투자용 부동산의 입찰건수 증가와 함께 낙찰가율도 상당 폭 높아질 여지가 높습니다.
특히 부동산매매 시장에서 주택실거래가 신고제도가 정착되면서 경매시장의 투자메리트가 훨씬 커졌습니다. 경매는 실제 낙찰 받은 금액으로 취득·등록세를 내 일반 매매보다 세금에서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 강남과 신도시 = 강남 분당 일산 등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강보합세가 예상됩니다. 인기지역 아파트는 실수요자와 대기 수요자들로 인해 낙찰가율이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상대적 비인기지역으로 꼽히는 강북과 수도권, 지방은 낙찰가율 60~70%대에 머물며 약보합세를 띌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이성철기자 sclee@hk.co.kr
상담=재테크포털 모네타 (www.moneta.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