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농구 시상식장. 금메달을 딴 미국의 드림팀 선수들이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고 시상식에 참석하는 것을 거부했다.당시 미국 올림픽조직위(NOC)의 공식 스폰서 업체는 아디다스였으나 선수 대부분은 나이키와 후원계약을 체결하고 있었기 때문. 결국 선수들이 대형수건으로 아디다스 로고를 가린 채 메달을 받는 어색한 장면이 연출됐다.
그로부터 12년 후. 세계의 양대 스포츠 용품업체인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이번에는 축구시장을 놓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업체인 나이키가 육상용품 전문 업체로 이미지를 구축한 뒤 농구 골프 축구로 영역을 확장해 왔다면 독일 기업인 아디다스는 축구용품에서 출발, 농구 등으로 시장을 넓혀 왔다.
선공을 편 쪽은 나이키. 94년부터 축구용품 시장에 뛰어든 나이키는 10년만에 시장점유율을 10배 이상 늘리는데 성공했다.
나이키는 최근 "유럽 축구사상 처음으로 축구유니폼 판매에서 아디다스를 물리치고 넘버원이 됐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축구 유니폼 시장에서 나이키는 전체의 34%를 차지한 반면 아디다스는 30%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날이 모두 나이키 용품을 쓰는 등 유럽 톱 클럽팀의 45%가 나이키 용품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아디다스를 쓰는 쪽은 41%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거센 공세에 직면한 아디다스는 전세계 축구시장에서는 여전히 부동의 1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디다스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34.5%(11억5,000만 달러)인 반면 나이키는 29.8%(10억달러)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아디다스측은 "미국에서도 지난해 축구화의 52%를 아디다스가 차지, 35%에 머문 나이키를 제치고 여전히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미국 메이저 리그 사커(MLS)와 10년간 1억5,000만 달러의 스폰서계약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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