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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욘사마 열풍 읽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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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욘사마 열풍 읽는 법

입력
2004.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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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이 아닌 외국 스타에 팬 부대는 처음" "나리타 공항 개항 이래 최대 인파"26일 일본 언론이 배용준이 불러일으킨 ‘욘사마’ 열기를 묘사한 표현들이다. 일본 가수들이 평생 한번만 출연해도 영광이라는 NHK 노래홍백전에는 올해 보아, 이정현, 류 3명이 한꺼번에 나온다. 이제 일본의 한류(韓流)붐이 사회·문화현상이라는 데 아무도 이론을 달지 못한다.

그에 걸맞게 거창한 해석과 이론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국 문화산업의 국제경쟁력, 동북아 문화의 일체감이 거론되고, 한국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 것은 2002 월드컵이 계기라는 주장도 있다. 심지어 ‘태극기 휘날리며’나 ‘실미도’가 뜨지 않은 것을 두고 "역시 일본인은 역사이야기를 싫어하고, 한류는 피상적 한국 알기"라고 꼬집는 사람도 있다.

나는 굳이 욘사마 열기에 주석을 달고 싶지 않다. NHK는 보도자료에서 한국인 가수들을 선정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랑을 테마로 한 한국드라마가 엄청난 붐을 일으켰다. 시청자와 국민에게 사랑을 받았고, 감동과 희망을 주었다…’

여기에 더 붙일 말이 없다. 배용준 열기는 겨울연가 열기이고, 그 원인은 드라마의 주제이다.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 연인·부부·가족의 소중함에 뭉클하기는 일본인이나 한국인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저 주변에서 한국어를 배워 욘사마 대신 ‘용준씨’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 좋을 뿐이다. 일본 사람들의 자연스런 감정을 있는 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한류를 가장 소중하게 키우는 법이라고 본다.

신윤석 도쿄 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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