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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조선업계 철판 확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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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조선업계 철판 확보 비상

입력
2004.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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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철강재 공급부족 현상의 심화로 자동차와 조선업체들이 철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업체들은 "최악의 경우 내년도 생산 차질 가능성도 있다"며 포스코에 공급 확대를 요청하는 등 주요 철강사와 내년 수급 상황을 점검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26일 업계에 따르면 연간 자동차 강판 250만톤 이상을 사용하는 현대·기아차는 최근 포스코와 긴급회의를 열고 내년도 자동차용 강판재 수급 전망을 점검했다. 현대·기아차는 이 자리에서 수요 증가로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 되더라도 자동차용 강판재를 우선 공급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대·기아차는 일본의 철강재 수급 전망도 매우 나빠 내년에는 일본 업체에서 공급받던 강판재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포스코에 해당 물량만큼 추가 공급도 요청했다. 이와 함께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 등 국내외 철강사들과도 강판재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GM대우도 지난 주 포스코와 내년도 강판재 수급 및 조달 대책 등을 점검하는 회의를 가졌으나 원하는 만큼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과 르노삼성 등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강판 대부분을 포스코에 의존하고 있어 GM대우와 비슷한 사정에 처해 있다. 일본 닛산자동차는 자동차용 강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3개 공장의 생산을 5일간 중단한 뒤 포스코에 공급을 요청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연간 자동차용 강판 생산을 올해 350만톤에서 내년에 420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하지만 일본 닛산자동차에 대한 공급은 시장확보 차원에서 좋은 일이지만 국내 공급 물량도 부족한 상황에서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상 최대 수주 호황을 누리고 있는 조선업계도 내년도 후판(厚板) 수급 부족 현상이 예상돼 애를 태우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가 내년에 필요로 하는 후판은 총 519만톤으로 올해에 비해 58만톤 늘어날 전망이지만 포스코와 동국제강 등 국내 후판 공급업체들이 확대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은 15만~20만톤에 그칠 전망이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주로 일본에서 수입해야 하지만 일본에서도 수급 상황 악화가 예상돼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철강 판재류 수급 악화 현상은 자동차 생산과 선박건조 물량은 계속 늘어나는 데 반해 철강업체의 생산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포스코와 일본 JFE스틸 등 대형업체가 내년 상반기 3개월씩 일부 고로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에 돌입하면 쇳물 생산량이 감소하는 것도 수급 불균형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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