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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이름이 다른 그들의 신을 만나다·한국의 소수자,실태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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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이름이 다른 그들의 신을 만나다·한국의 소수자,실태와 전망

입력
2004.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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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세계 종교의 축소판이다. 한국인 무슬림만 4만명을 헤아리고, 외국인 무슬림까지 포함하면 10만명에 달한다. 이슬람신비주의 수피즘, 그리스정교회, 기독교 다음으로 전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바하이 신앙, 인도의 구심점 힌두교, 유대교, 미안먀 남방불교, 자이나교, 이집트 기독교인 콥트교, 라마교, 퀘이거교, 조로아스터교 등 모든 종교가 한국에 상륙해 있다. ‘이름이 다른 그들의 신을 만나다’(고즈윈 발행)는 종교 전문취재 작가이자 요가수행자인 김나미씨의 한국내 소수 종교 순례기이다.저자는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성 꾸란’이라는 말로 빚어진, 이슬람에 대한 오해부터 풀고 넘어간다. 9·11테러나 이라크전쟁 등으로 21세기 들어 관심이 쏟아진 이슬람교는 호전적이라는 오해를 받는다. 김선일씨 피살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는 ‘이슬람 사원에 돼지 피를 뿌리는 운동을 벌이겠다’는 테러성 협박까지 나올 정도로 반감도 상당하다. 하지만 저자는 ‘이슬람’의 어근이면서 아랍에서 인사말로 쓰이는 ‘쌀람’이 평화를 의미하는 등 이슬람 교도는 평화주의자라고 변호한다.

독실한 정교회 신자인 막심 볼코프 러시아대사관 일등서기관에 따르면 정교회는 초대교회의 신앙과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올바른 믿음과 가르침의 교회. 그의 깊은 신앙을 지켜본 저자는 "깊은 신앙과 사랑을 간직한다면 더 이상 종교 내 분열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미얀마 남방불교의 산디마 스님은 미얀마 이주노동자들의 정신적 지주이다. 경제적 문제로 선원을 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서도 그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줄여주는 데서 종교의 의미를 찾는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침묵 묵상을 통해 내면의 성령을 접하는 퀘이커교는 평화사업을 벌이며 병역을 거부하는 한편, 함석헌을 해외로 알리는 등 한국에 뿌리내리기 작업도 벌이고 있다.

한국사회학회와 문화인류학회의 지난해 심포지엄 발표문을 묶은 ‘한국의 소수자, 실태와 전망’(한울 발행)은 계급, 권력, 문화 등 사회 전분야에 걸쳐 국내 소수자 현황과 해외 한인사회의 모습을 한눈에 보여준다. 노숙자, 학업중단 청소년, 장애인, 동성애자, 장기수, 정신병자 등이 경제적으로, 또 문화적인 문제로 차별 받는 ‘불우한 정상인’들이라면 재중동포, 탈북자, 외국인 노동자 등은 통일과 세계화 문제가 낳은 문화적 타자들이다. 유명기 경북대 교수의 ‘소수자, 그 무적(無籍)의 논리’ 등 23편의 글이 실렸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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