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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권 국가 정상회담 /"전 세계가 영어를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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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권 국가 정상회담 /"전 세계가 영어를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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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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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세계 지배를 막아라.26일 ‘프랑스어권 국가 정상회의’개막을 계기로 영어 침략에 맞선 프랑스의 투쟁이 다시 조명 받고 있다.

프랑스는 1981년 자국 식민지 출신 국가를 중심으로 ‘프랑스 언어와 문화를 사수하자’며 49개국이 참여한 정상회의 창설하고, 84년엔 광고 방송 사업 분야에서 영어 사용을 억제하는 ‘투봉법’을 만들었다.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열리는 올 프랑스어권 정상회의는 의미있는 보답을 받았다. ‘그들만의 회의’란 비아냥을 받던 터에 그리스가 뜻밖의 원군으로 등장한 것. 그리스 외무부는 "다원주의를 지지하는 그리스 정부는 한 언어(영어)의 세계 독점을 막기 위해 이 회의에 참여한다"고 동참 사유를 밝혔다.

투봉법도 23일 칼을 휘둘렀다. 의료기기를 제작하는 미국 GE헬스케어의 프랑스 법인 사원들이 "회사가 회의, 전자우편, 사내 문서 등에 영어를 쓰도록 강제한다"며 지사장 등을 투봉법 위반으로 고발한 것.

24일엔 ‘영어굴종상’수상자도 선정됐다. 이 상은 프랑스어를 영어에 팔아 넘긴 ‘언어 매국노’를 뽑아 망신을 주는 것인데, 올해는 국제 회의에서 영어로 연설한 장 클로드 트리쉐 유럽중앙은행총재, 초등학교 영어교육을 주장한 교육 전문가 클로드 테롯이 오명을 뒤집어 썼다.

AP통신은 이런 일련의 흐름을 "국내에서만이라도 프랑스말을 지키려는 몸부림"이라고 평했다. 미국의 잡지 포브스도 29일자 ‘전 세계가 영어를 해야만 하나’는 기사에서 프랑스 정부가 프랑스어 교육에 세계적으로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부었고, 프랑스인의 영어 실력은 실질적으로 퇴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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