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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거래소 이사장후보 3인 돌연 사퇴/ 靑-재경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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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거래소 이사장후보 3인 돌연 사퇴/ 靑-재경부 갈등

입력
2004.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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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거래소, 코스닥거래소, 선물거래소를 합쳐 내년 1월 출범하는 통합거래소(한국증권선물거래소) 초대 이사장 후보3명이 동시에 사퇴하는 유례없는 인사파동이 빚어졌다. 더욱이 통합대상기관의 일부 노조들이 "특정 인물이 이사장에 임명되면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나서 내년 1월28일로 예정된 통합거래소 설립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관련기사 3면지난달 시작된 통합거래소 이사장 공모 및 심사 절차를 거쳐 최종 후보군에 오른 정건용(鄭健溶) 전 산업은행총재, 이인원(李仁遠) 예금보험공사 사장, 강영주(姜永周) 증권거래소 이사장이 26일 뚜렷하게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일제히 사퇴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날인 25일 재경부는 이들 3명을 최종 후보로 확정하기로 청와대와 협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합거래소 이사장은 내년 1월 주총에서 선출하도록 되어 있으며, 재경부 차관이 현재 통합거래소설립 추진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청와대와 재경부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청와대 측이 당초에 선호한 인사가 거래소 후보추천위의 심사과정에서 배제되고, 최종 후보 3명이 모두 재경부 출신 인사로 채워진 것이 못마땅해 인선작업을 백지화시켰다는 것이다. 김영삼 정권 때 고위 경제관료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현 정권을 지지한 부산출신의 A씨가 이사장 후보에 응모했다가 심사에서 탈락된 바 있다.

청와대와 재경부는 갈등설을 부인하고 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사장 선임은 청와대와 협의할 사안이 아니며, 청와대로부터 다시 공모를 하라는 요청이 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도 "공공성이 강한 자리라 청와대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사태와 관계없이, 재경부 출신의 금융기관장 독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와 재경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최종 후보 3명이 동시에 사퇴한 이유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이에 따라 재경부는 예보와 자산관리공사에 이어 무리하게 통합 거래소에도 재경부 출신을 파견하려 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청와대 역시 해당기관에 자율적으로 맡기기로 한 인선과정에 사실상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완전히 씻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그렇지 않아도 관련 노조 간 대립이 극렬한 가운데 터져 나와 향후 통합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 우려된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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