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 피고인 유영철(34·사진)씨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 "정신질환으로 볼 수 없으며 다만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또 "자신이 색맹이라는 유씨 주장도 거짓"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유씨의 연쇄살인이 논란을 빚었던 ‘정신질환자의 범행’이 아닌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유씨는 중형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25일 법원에 따르면 충남 공주치료감호소는 유씨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황찬현 부장판사)의 의뢰에 따라 유씨에 대한 정신감정을 실시, 23일 재판부에 결과를 제출했다. 치료감호소측은 A4용지 20매 분량의 보고서에서 "유씨가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기 변명을 위해 범행을 미화하는 것"이라며 "유씨는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대인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못하며 책임감과 죄책감이 없고 좌절을 이기는 힘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유씨의 성장 과정에 대해 "유씨는 자신이 쌍둥이로 태어났으며 아버지와 형이 자살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며 "그는 습관적인 거짓말과 자기최면으로 자신의 인생과 주변 환경을 극화해 스스로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판부는 유씨 변호인이 정신감정을 신청했다가 유씨의 완강한 거부로 철회하자 "정신감정 없이 재판이 이뤄질 경우 심리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며 지난달 29일 직권으로 정신감정을 의뢰했다. 공주치료감호소측은 이달 1~20일 두 명의 정신과 의사가 유씨가 수감돼 있는 구치소 인근 병원에서 6~7차례 유씨를 직접 면담하는 방식으로 정신감정을 진행했다.
유씨 변호인 측은 감정 결과에 대해 "정신감정은 진단하는 기관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이 보고서는 가능한 여러 담론 중 하나일 뿐 재판에서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유씨는 1993년 절도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도 간질 질환이 발견됐으나 심리검사 결과는 정상으로 나타난 바 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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