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떨어진 낙엽이 더 처량해 보이는 건 왜일까요? 12년 전 우리가 결혼한 11월29일에는 그저 긴장되고 설레고 즐겁고 행복하기만 했는데, 올해 11월29일은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몸도 마음도 무거운 것 같아요.당신과 하나가 된 지 12년. 방 한 칸에서 두 칸으로 늘려가고, 열심히 절약하고 노력해서 아파트를 마련하고, 예쁜 우리딸 미래와 울보지만 멋진 우리아들 준민이도 건강하게 잘 커주고 있고…. 이 모든 것이 이른 새벽 힘들게 일어나 일터로 향하는 당신 덕분이지요. 1년 내내 당신보다 편안하게 잠자는 시간 많은 나는 항상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뿐이에요.
겨울에는 새벽이 왜 그렇게 추운지. 3시30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일어난 당신이 잠도 덜 깬 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문을 열고 나서면, 차가운 바람이 당신을 집어삼켜 버릴 것만 같아요. 그렇게 매서운 추위 때엔 정말 당신의 움츠린 뒷모습이 얼마나 안쓰럽고 마음이 아픈지 몰라요. 항상 피곤한 몸인데도 12년 동안 한결같이 변함없는 사랑을 주는 당신한테 감사해요.
당신은 때론 아버지 같고 오빠 같고, 또 때로는 애인 같고 어떤 때에는 귀여운 아들 같아요.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호칭은 ‘오빠’이지요. 오빠! 난 오늘도 오빠의 따뜻한 손길로 힘을 내어 살아가고, 오빠의 무궁무진한 사랑으로 삶의 에너지를 충전해요.
행복으로 가득찬 우리집을 만들기 위해 웃음을 잃지 않고 뭐든지 열심히 하려고 해요.
오빠! 언제나 건강 또 건강하세요. 그리고 사랑해요. 12주년 결혼기념일을 축하해요. 우리 경기 불황으로 힘들어도 힘내기로 해요. 아자 아자 힘내자! 안영진! 이윤숙!
이윤숙·서울 금천구 시흥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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