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사람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닭의 척수 결손을 치료하는 데 세계 처음으로 성공했다.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팀과 서울대 의대 신경외과 왕규창 교수팀은 25일 신경관 결손을 일으킨 달걀 배자(사람의 배아에 해당)에 사람 배아줄기세포를 주입한 결과, 결손됐던 신경관이 재생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 분야 국제 저널인 ‘뉴로 사이언스’ 최근 호에 실렸다.
신경관 결손은 수정 후 26~28일에 형성된 태아의 신경관이 닫히지 않고 이유없이 열려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사람의 경우 무뇌증, 척추 이분증, 뇌수막류, 척수수막류 등의 질환이 신경관 결손에서 비롯된다. 태아에게 발생하는 신경관 결손 현상은 아직까지 치료법이 없다.
연구팀은 부화 3일째인 달걀의 체절 30여개 중 6개에 해당하는 길이 만큼을 일부러 개방하는 방식으로 신경관 결손을 일으킨 뒤 달걀 배자의 양막강 내에 사람의 배아줄기세포를 주입했다.
이 결과 배아줄기세포가 주입된 달걀은 아무 것도 주입하지 않은 것과 달리 이식 후 3일째부터 열려 있던 신경관이 닫히기 시작했으며 7일째 손상됐던 대부분의 신경관이 치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세필 박사는 "이번 연구는 척수 신경관이 열려 있는 질환을 사람 배아줄기세포로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