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안영근(사진) 제2정조위원장이 25일 정조위원장직을 전격 사퇴한 것은 군 인사비리 의혹 수사를 둘러싼 당내 의견 불일치의 결과다. 아울러 안 의원이 당내 중도보수파 의원 모임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모임’(안개모)을 주도하며 지도부와 충돌이 잦았다는 점은 상황을 묘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안 의원은 이날 오후 홍재형 정책위원장에게 사퇴서를 제출했고, 지도부는 즉각 수리했다. 안 의원은 "사퇴서를 냈고, 수리가 됐다는 사실만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것은 전날 안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이다. 그는 "군 인사비리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하며, 미흡할 경우 군 인사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당 지도부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안 의원에게 엄중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 발언으로 군 인사비리 수사와 관련한 ‘당·청 교감설’이 나오는 등 괜한 오해를 사고 있다는 게 지도부의 판단이었다. 김영춘 원내수석부대표도 "당직자가 개인 의견을 마치 당론인 것처럼 발표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게 회의의 결론이었다"고 전했다. 결국 지도부의 문책 움직임에 대해 안 의원이 반발하면서 사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지난달 20일에도 국보법 폐지 당론이 정해지자 대체입법을 주장하며 "안개모 출범에 맞춰 지도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퇴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도 천정배 원내대표는 "외부 활동(안개모 활동)보다 정조위원장직에 좀 더 충실해달라"고 주의를 주었다. 안 의원이 당직을 떠남에 따라 안개모의 움직임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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