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은 군 안팎에서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알려져 있다.장군으로서는 드물게 골프도 치지 않고 잡기와는 멀리해 사교력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지만 군사 교범을 철저히 신봉하는 전형적인 ‘야전군인’으로 통한다.
부하들에게서 받은 작은 생일선물까지도 돌려 보낼 만큼 청렴결백한 성격의 소유자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해 4월 임기 2년의 총장에 임명될 때에도 청와대로부터 업무능력, 도덕성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7월 신임 국방장관 인선 때도 청와대가 윤광웅 현 장관과 함께 남 총장을 유력한 후보로 꼽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보수적인 성향의 남 총장은 참여정부의 군 개혁작업과 비무장지대(DMZ) 내 선전물 제거 등에 대해 보수성향을 드러내면서 청와대, 여권 등과 마찰을 빚기 시작했다.
남 총장은 군 검찰 독립 등 사법개혁에 대해 "인민무력부내 정치보위부를 두는 격"이라고 발언하는 등 현 정권과 코드 불일치를 드러내 상당한 곤욕을 치렀다.
그는 지난해 육군 내부통신망의 ‘참모총장과의 대화’에서 "화해 협력을 하자는 6·15공동선언 자체가 남북이 적대관계에 있다는 의미"라며 "군은 경계 태세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올해를 육군정훈의 ‘대적 개념 확립의 해’로 지정, 정부의 주적 표현 삭제 움직임과 정반대 행보를 취했다.
8월에는 국방부 문민화, 군 검찰 독립 및 수사지휘권 부여 등의 군 개혁 정책과 관련해 ‘정중부의 난’을 거론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는 언론 보도가 나가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서울 배재고 출신으로 육사 25기인 남 총장은 하나회 멤버는 아니었으나 수방사 참모장, 육본 인사참모부장, 수방사령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거쳐 육군 최고자리에 올랐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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