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행정의 수도라면 안동은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입니다."김휘동(60·사진) 경북 안동시장은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시장임을 자처한다. 김 시장은 17만5,000여 시민들이 먹고 사는 데 직접 연관이 없어 보이는 정신문화를 기반으로 안동시의 미래 복지 시정을 구상하고 있다. 해마다 수천명의 인구가 줄고 있는 지방중소도시지만 정신문화가 안동 번영의 초석이 될 수 있음을 실증하고 있다.
김 시장은 "1960년대부터 80년대초까지 산업시찰이란 것이 유행했다. 산업시찰로 대표되던 시절 우리의 1차적 욕구는 배를 채우는 것이었다"며 "각계 각층간 갈등이 심화하고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지금 우리의 과제는 황폐해가는 정신문화의 복원"이라고 진단했다. 김 시장은 안동을 한국 정신문화에 대한 전 국민의 교육장으로 만들어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그는 우선 안동시에 위치한 한국국학진흥원 내에 생활관을 지어 공무원, 교사, 기업,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퇴계 선생 등 선현들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역사의 현장을 둘러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지역 문화자산을 활용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축제다. 8회째인 올해 10월 열린 10일간의 축제기간 동안 안동시 전체 인구의 4배가 넘는 73만여명의 관람객이 안동을 찾아왔다.
시내 200여개소에 이르는 서원과 종택, 정자 등 고택을 문화체험장으로 만드는 사업도 시작했다. 지례예술촌, 농암고택 등에서 조상들의 삶을 체험하고 그들의 지혜를 배우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사진, 동영상 등으로 집대성해 일반인들이 온라인으로 미리 가상체험을 하고 현지에 와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또 시내 문화공원 지하에는 문화컨텐츠박물관을 지어 명실상부한 정신문화의 수도를 육성하고 있다. 이 과정에 시민 참여가 중요하다고 보고 내년 예산 편성때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부분을 인터넷을 통해 시민제안을 받아 반영하기도 했다.
김 시장은 "미래의 캐쉬카우 사업으로 무엇이 가장 유망할 것인가 하고 쫓아가기보다는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며 "문화산업과 친환경 바이오산업에 안동의 미래를 걸었다"고 강조했다.
안동=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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