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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힘 엔화보다 더 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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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힘 엔화보다 더 세진다

입력
2004.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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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약세로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국제통화의 동반 고공비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엔화 보다는 유로화 강세가 더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실제로 달러화를 떠난 국제자금이 엔화보다는 유로화 쪽으로 몰리고 있으며, 국제 전망기관들도 향후 엔화보다는 유로화가 더 강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 같은 유로화와 엔화의 차별화 배경에는 일본은 시장개입을 단행하더라도 유럽은 상당기간 불개입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깔려 있다.

◆ 엔화보다는 유로화 달러화에 대해 비슷하게 움직이던 엔화와 유로화는 지난 주말 G20 회의 전후로 점차 갭을 넓혀가고 있다. 엔화가 달러 당 103엔 부근에서 공방을 거듭하는 사이, 유로화는 달러 당 1.3유로 벽을 돌파한 뒤 연일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금주 들어 엔화는 0.35% 절상에 그친 반면, 유로화 절상폭은 무려 1.2%에 달한다.

특히 러시아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자산을 매각하고 유로화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힘에 따라 국제적 뭉칫돈이 대거 이동, 유로화 강세에 불을 붙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 전망기관들도 엔화보다는 유로화의 강세 가능성을 훨씬 높게 평가하고 있다. UBS는 3개월 후 엔·달러 환율을 지금과 비슷한 103엔으로 전망하면서, 유로화에 대해선 현재보다 3% 이상 절상된 달러 당 1.36유로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외환시장 일각에선 유로화가 10% 이상 절상된 ‘1달러=1.45유로’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개입의 차이 달러화에 대한 강세 정도에서 유로화가 엔화를 앞지르는 것은, 경제적 펀더멘털보다는 기본적으로 시장개입 가능성의 차이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시장은 일본이 일정시점이 되면 환율방어를 위한 시장개입에 나설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JP모건은 "엔·달러 환율이 100엔에 다가갈 경우 일본중앙은행이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다른 기관들도 4월 이후 중단됐던 시장개입의 재개시점을 ‘100엔 위협’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유로화는 다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출범 이래 단 한번도 시장개입을 실행한 적이 없었고, 이번 달러약세 국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은 관계자는 "유로화 절상에 대해선 국가마다 득실이 달라 현실적으로 개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수출비중이 높은 독일의 경우 개입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역외 수출의존도가 낮은 다른 나라들은 유로 강세의 인플레 억제효과를 더 반기고 있어 ECB의 ‘통일된 행동(개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엔화와는 달리 유로화는 개입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만큼, 상당기간 초강세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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