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11월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언노련)이 출범했다. 87년 7~9월 노동자 대투쟁 이후 언론개혁과 언론노동자들의 노동조건 향상을 기치로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한 언론사 노조들이 그 상급단체를 만든 것이다. 41개 신문·방송·통신사 노조를 품고 출발한 언노련은 활동목표로 보도자유 확보와 민주언론·출판 실현, 언론·출판노동자들의 정치·경제·사회적 지위 향상, 연대를 통한 민주사회 건설 등을 내걸었다.언노련의 활동은 언론노동자들의 편집권 쟁취운동을 비롯한 언론개혁 부분에서 두드러졌다. 1990년의 KBS 4월투쟁, 1992년과 1996년의 MBC 파업, 촌지 거부 운동이나 윤리강령제정 같은 것이 그 예다. 당초 언론사 노조들만으로 출발한 언노련은 97년 이후 출판 부문으로 조직을 확대해 서울지역출판노동조합, 서울지역인쇄노동조합, 교보문고 등을 새 식구로 맞아들였다. 현재 언노련에는 84개 단위노조, 1만8천여 명의 조합원이 소속돼 있다. 언노련 초대위원장에는 현재 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 권영길(서울신문)이 선출돼 3대까지 연임했다. 지금 위원장 신학림(한국일보)은 7대째다.
언노련은 2000년 11월24일 50여 개 언론·출판·인쇄 사업장을 뭉뚱그려 산별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을 출범시켰다. 초대 위원장은 최문순(MBC)이었고, 현재의 2대 위원장은 신학림이다. 전국언론노조의 강령은 언론의 독립성 확보와 언론노동자의 권익 옹호, 조직민주주의 실현이라는 미시적 목표를 넘어서,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통한 인간 존엄성 보장과 자유·평등사회 실현, 전세계노동자와의 국제연대운동을 통한 항구적 평화 실현 같은 거시적 목표까지를 담고 있다. 언론계에 만연한 자사이기주의 문제, 흔히 ‘기자'라고 불리는 편집국·보도국 노동자들과 다른 부서 노동자들 사이의 이해 불일치 같은 것은 언노련이 풀어야 할 힘든 숙제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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