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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카스트로와 정상회담/ 中, 미국 턱밑 쿠바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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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카스트로와 정상회담/ 中, 미국 턱밑 쿠바 공략

입력
2004.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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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 턱밑의 ‘사회주의 섬’ 쿠바에서 자본주의의 위력을 한껏 과시했다.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22일 쿠바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마주앉아 무려 16건에 달하는 경제협력협정에 잇따라 서명했다.

냉전시대 중국과 소련 간 대립으로 소원했다가 냉전 붕괴 후 조금씩 교역을 늘려온 양국 관계가 단번에 맹방으로 격상한 느낌이다.

물론 후 주석은 빈손으로 쿠바를 찾지는 않았다. 후 주석은 "카스트로 의장의 영도력을 전폭 지지한다"는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와 함께 다양한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우선 중국은 매장량 8억 톤의 니켈 생산을 늘리기 위해 5억 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또 쿠바의 보건·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1,200만 달러를 기부하는 한편, 중국산 TV 100만대도 지원키로 했다. 과거 쿠바가 진 부채의 상환도 무이자로 10년 연장됐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경제제재 강화 조치에 맞서기 위해 불가피하게 더욱 교조적인 사회주의로 회귀할 수 밖에 없었던 쿠바로서는 단비와도 같은 선물이다.

하지만 후 주석의 쿠바 접근은 좀더 전략적 함의를 띠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과거 소련이 그랬듯이 미국의 턱밑에 정치적 교두보를 구축해 미국을 압박하는 한편, 경제적으로는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개방의 키를 놓지 않는 ‘중국식 모델’을 전파하겠다는 것이다.

후 주석은 최근 칠레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아르헨티나 브라질 쿠바 등 이른바 ‘미국의 뒷마당’을 한바퀴 훑으며 무려 300억 달러 규모의 각종 투자·구매 계약을 체결했다.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전쟁에 골몰하는 사이에 중국이 턱밑까지 쳐들어왔다"고 표현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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