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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IT계의 선구자 이용태 <51> 학원 사업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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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IT계의 선구자 이용태 <51> 학원 사업 재개

입력
2004.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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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원을 차릴 자본이 부족해 동업자를 모았다. 유학 전 동업 경험은 내게 큰 도움이 됐다. 너무 쉽게 사람을 믿는 건 곤란하다는 깨달음도 얻은 상태였다. 나는 학원을 다시 하면서 동업자 관계에 대한 원칙도 분명히 했다.처음부터 세 명의 동업자와 함께 학원을 시작했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은 동업을 하다 보면 거의 대부분 사이가 나빠진다며 걱정해주었다. 돈 문제가 걸리면 세상 인심이 야박해진다고도 했다. 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말하는지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나름대로 결론을 얻었다. 동업을 하면 최대 주주가 사업을 주도하게 된다. 대개의 경우 그 사람은 소액 투자를 한 파트너의 입장은 개의치 않고 자기 마음대로 운영하기 쉽다. 나는 그 반대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다. 원칙은 간단했다. 내가 주도하되 양보하고 손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를 실천에 옮겼다. 1970년 여름 학원 설립을 준비하고 동업자 모임을 가질 때마다 비용을 모두 내가 부담했다. 초기에 고생한 직원들에게 보상을 해 줄 때도 내 지분보다 많은 몫을 냈다.

그랬더니 매우 바람직한 풍토가 조성됐다. 동업자들은 내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동업자의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고 믿게 됐다. 내 결정을 적극 지지했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모두 나서 힘껏 도와주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실수를 해도 그 동기가 내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고 한 게 아니라고 믿었기 때문에 관대하게 받아들였다. 만일 그때 여러 가지 소소한 비용을 모두 회사에 청구하고 최대 주주로서 내 이익만 챙겼다면 사람들은 색안경을 쓰고 보았을 터이다. 또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면 내가 왜 저 사람을 도와줘야 하느냐며 외면했을 게 분명하다.

나는 어릴 때 할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할아버지는 기회 있을 때마다 반복해서 내게 이렇게 가르쳤다. "사람들과 더불어 사귀거나 일을 할 때는 네가 지고 밑져야 한다." 나중에 기업을 하면서 신입 사원들을 모아 놓고 훈시를 할 때면 나는 반드시 이 말씀을 풀어서 이야기 했다. "여러분은 학교를 다니면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교육 받았다. 또 그렇게 해야 경쟁 사회에서 살아 남을 수 있고 그것만이 여러분의 인생에 이익을 가져 다 줄 것이라고 배웠다. 나는 우리 할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새로운 도리를 일깨워 주고자 한다. 대개의 사람들은 이익을 얻으려고 노력하는데, 만일 여러분이 당장 최대 이익을 거두려면 권총을 들고 은행에 가야 한다. 이는 극히 짧은 시간과 좁은 범위에서 최대 이익을 거두려는 행동이다. 그러나 만일 여러분이 수 천년 이라는 시간을 두고 전 세계라는 공간을 통해 최대 이익을 거두려면 공자나 석가나 예수처럼 해야 한다. 그렇게는 못 하더라도 여러분이 일생을 통해 접촉하는 사회 내에서 최대 이익을 거두려면 남을 도와주어야 한다. 남을 돕는다는 건 자기가 손해 본다는 것과 같은 얘기다. 그러나 손해를 보는 게 아니라 남의 마음속에 저축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생을 통해 보면 그 저축은 큰 이자가 붙어 자기에게 되돌아 온다. 세상에는 혼자 되는 일이 없다. 만약 여러분이 매사 자기 이익만 챙긴다면 주위 사람들이 좋아할 이유가 없다." 나는 학원을 시작하면서 이 원칙을 처음부터 지켜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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