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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설익은 뉴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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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설익은 뉴타운

입력
2004.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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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물 흐르는 숲길을 따라 등교하는 학교를 만들고, 불량주택 밀집지역은 고품격 웰빙 주거단지로 바꾸겠다." 서울시와 서대문구청이 24일 밝힌 가좌 뉴타운 개발기본구상대로라면 수년 내 이 지역은 환상적인 동네로 탈바꿈한다.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뉴타운 조성은 서울시가 낙후된 강북 지역 리모델링을 위해 2002년부터 추진해온 사업. 왕십리, 길음, 은평 3개 시범지구를 포함해 1·2차 15개 지구가 지정됐다.의문이 드는 것은 뉴타운 지정 이후 온갖 잡음과 소문, 반발이 사그러들지 않기 때문이다. 23일 ‘서울 균형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이 개최한 뉴타운 관련 토론회는 뉴타운 성토장으로 변했다. "불필요한 재개발" "웰빙주거지는 원주민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중랑구에서는 주민들이 반대대책위까지 만들었다. 3차 지구까지 포함한 25곳의 뉴타운 사업 예산이 1조4,000억원에 불과해 ‘코끼리 비스킷’이라는 지적도 있다. 더구나 일부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최고 7배까지 뛰면서 그 이권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하지만 정작 서울시의 태도는 느긋하기만 하다. 사업본부 관계자는 "뉴타운은 기본적으로 주민이 조합을 구성해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주민 3분의1 이상이 반대하거나, 지자체의 역량이 없으면 중단될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잔뜩 바람만 불어넣고는 여건이 안되면 "아니면 말고" 식으로 빠지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 폭등 우려에 대해서도 "수요 공급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태평이다.

서울시민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잘 살 수 있다는 꿈을 꾸게 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꿈을 부풀려 관청은 생색만 내고 결국 투기만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최진환 사회부 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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