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가 지주회사에서 벗어난 지 불과 3개월 만에 공정거래법 상 지주회사 요건 ‘마지노선’에 다시 진입했다.‘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에버랜드 →삼성생명 →삼성카드 →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삼성의 순환출자 지배구조가 유지되는 한, 자회사 가치 변동에 따라 에버랜드 지주사 논란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2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3·4분기 말 현재 삼성에버랜드가 보유한 금융 자회사의 주식가치 총액은 1조5,460억원으로 에버랜드 총자산(3조999억원)의 49.9%에 달했다. 이 추세로 가면 지주회사 해당 여부를 판정하는 기준 시점인 연말에 50%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공정거래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은 금융 자회사 주식평가액이 총자산의 50%를 넘을 경우 금융지주회사로 분류, 비금융사 주식을 가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말 이 비율이 54.8%로 지주회사 요건에 해당됐지만, 자회사 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생명 가치가 줄면서 이 비율이 46%대까지 떨어져 지난 8월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측이 지주회사 지정을 피하기 위해 연말 총자산 중 금융 자회사 주식평가액 비중을 50% 이하로 낮출 가능성이 크지만, 회사 주식가치 변동에 따라 지주회사 요건 해당 여부가 수시로 뒤바뀌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비슷한 일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