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가 실종된 증시에서 통신 해운 금융 전자 등 다양한 업종의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 테마가 부각되고 있다. 24일 증시에서도 두루넷 인수합병에 나선 데이콤이 5.82% 급등하고, KT 인수설의 영향으로 KTF가 3.50% 올라 2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M&A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대형 M&A테마 잇따라 출현 데이콤은 이날 인수 경쟁자였던 씨티파이낸셜과 함께 두루넷 공동인수를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M&A테마를 자극했다.
3파전으로 진행되던 두루넷 인수전이 하나로텔레콤과 데이콤의 양자대결로 압축되면서 데이콤 상승, 하나로텔레콤 하락이라는 결과를 보였다.
대우증권 김성훈 선임연구원은 "두루넷 인수전에서 하나로가 다소 유리했지만, 이제부터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분석했다. KT 이용경 사장의 ‘KTF 합병 검토’ 발언으로 점화됐던 KT-K TF M&A는 이날 양사가 모두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검토하지 않았다"며 한발 물러섰으나, 주가 상승세는 이어졌다.
현대오토넷도 현대차그룹의 인수 가능성이 부각되며, 22일부터 24일까지 8% 가량 급등했다.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정몽구 현대차 회장 부자가 계열사 지분을 매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연초 대한해운을 시작으로 ‘해운업 M&A테마’를 주도해온 노르웨이계 골라LNG와 그 관계 펀드들은 이달 들어서도 대형 해운사 지분을 계속 늘리고 있다.
현재까지 이들의 타깃이 된 해운사는 대한해운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3개사. 이에 대응해 포스코도 23일 대한해운 자사주 2.17%를 사들이며 ‘대한해운 구하기’에 나서 M&A테마에 불을 질렀다. 이 같은 공방 속에 지난해 말 1만6,000원대이던 대한해운 주가는 3만6,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밖에 남광토건이 중앙건설 피인수설에 이어 제조업체인 알덱스의 지분 매입으로 장 초반 주가가 9%대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 M&A테마 내년에도 이어질듯 씨티그룹의 스미스바니증권은 한국 기업들의 실적 및 배당수익률이 회사채 수익률보다 높은 상태여서 내년에도 M&A가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스미스바니는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고 안정적인 배당수익이 기대되는 30개 종목을 유망 M&A 테마주로 추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M&A가 관련 주가를 상승시키는 주식시장의 ‘영원한 테마’인 것은 틀림없으나, 너무 성급하게 투자하거나 개별 기업에 대한 검토 없이 뒤늦게 추격매수를 하다가는 손해를 볼 수 있다"며 신중한 투자를 주문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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