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외국인 노동자 부부가 낳은 두 달짜리 아기가 각종 선천성 질환을 앓고 있으나 치료비가 없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필리핀 노동자인 남편 폴(32)과 아내 플로렌스(30·사진 왼쪽)씨가 낳은 아들 레이한(오른쪽)은 선천성 심장병에다 대장이 막힌 거대결장증, 한쪽 콩팥이 없는 신무형성증 등의 질환으로 계명대 동산병원 신생아실에 입원 중이다.
5년여 전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 땅을 밟은 부부는 산업연수생 자격이 만료돼 불법체류자 신세가 된데다 그나마 모아둔 돈도 아기 치료비로 쓰고 바닥이 난 처지다. 얼마 전에는 외국인 노동자 동료들이 십시일반으로 300여만 원을 모아 주었지만 밀린 수술비만 900만원이 넘는데다 앞으로도 치료비가 더 필요해 턱없이 부족하다. 동산병원 소아과 김천수 교수는 "아기는 대장을 옆으로 빼내는 대장루설치술을 마친 상태지만 6개월 후 2차 수술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심장병 등 다른 질환 때문에 장기간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진비를 받지 않기로 했으며, 병원 직원들도 추수감사 예배 때 모은 헌금 120만 원을 기탁했다.
플로렌스씨는 "불법체류자 신세인 우리에게는 레이한이 희망이지만 이역만리에서 아기를 잃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문의 동산병원 홍보팀 (053)250-7384 대구=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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