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의원들이 당내 각종 입법은 물론 개혁행보에서 종횡무진으로 활약하고 있다. 당내 민변 소속은 창립회원인 천정배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 유선호 송영길 이원영 임종인 문병호 정성호 김종률 최재천 이상경 의원 등 모두 11명. 당내 법조계 출신 19명의 절반이 넘는 막강한 인맥이다. 별도의 모임도 없지만 이심전심의 결속력이 강해 당내 중진들의 러브콜도 끊이지 않는다.이들 중 문병호, 최재천, 임종인, 김종률 의원 등 ‘초선4인방’이 특히 돋보인다. 여당의 핵심 법안들은 어김없이 이들의 손을 거쳐 가다듬어졌다고 보면 된다. 민변 교육위원장 출신인 최재천 의원은‘국보법폐지·형법보안’조문을 성안하는 등 국많?당론을 끌어낸 숨은 주인공이다.
문병호 의원은 민변 사법위원장 출신으로 과거사기본법, 군의문사법, 언론중재법 등을 입안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문 의원은 1999년 옷로비 의혹 사건 특검 의 특별수사관이었다. 종합부동산세법을 대표 발의한 김종률 의원은 민변 출신의 경제통으로 통한다.
당의 법적 토대를 만든다는 자신감이 보태진 탓인지 최근에는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발언도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다. 이중 임종인 의원은 가장 강경한 매파로 불린다. 얼마 전에는 국보법 폐지에 반대하는 당내 중도보수파 의원들을 대놓고 비난하기도 했다. 법안에서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 허용을 주장해 국방부를 곤혹스럽게 하는 등 자기 색깔이 분명하다. 임 의원과 비교하면 김종률 의원 등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강온이 엇갈리는 정치적 성향에도 불구하고 지도부의 신뢰는 무척 두텁다. 원내대표실의 사령탑인 천 원내대표와 이 수석부대표는 각각 민변 사무총장, 기획간사출신이다. 이 때문에 "여당에 법안 로비를 하려면 민변 의원을 찾아가라"는 얘기뿐 아니라 "우리당은 민변 2중대"라는 농담도 나올 정도다. 이와 관련 유선호 의원은 "민변 활동을 통해 쌓은 실무경험과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성실성이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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