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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팔루자 ‘참수 비밀가옥’르포/ 참혹한 살인 흔적 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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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팔루자 ‘참수 비밀가옥’르포/ 참혹한 살인 흔적 역력

입력
2004.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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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 투성이 벽에 붙어있는 손톱 2개, 지문 모양으로 말라붙은 피…."김선일씨를 살해한 테러리스트 알 자르카위 조직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비밀가옥에는 참혹한 고문의 흔적과 함께 ‘유일신과 성전’이라고 적힌 검은 현수막이 황량하게 걸려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22일 미군이 공개한 팔루자 시내의 가옥 2곳에 대한 르포기사를 통해 ‘비디오를 통해 눈에 익은 무서운 살인 현장들’을 전했다. 이날 공개된 가옥은 미군이 최근 확보한 테러 관련 의혹 가옥 20여 채 중 일부이며 족쇄, 칼 등 고문과 참수에 직접적 연관이 있는 현장 물증은 제외됐다.

도심부의 한 가옥에서는 한 사람을 족히 가둘 수 있는, 철사로 만든 큰 새장이 놓여 있었다. CNN의 종군기자는 지난달 8일 참수 장면이 인터넷에 공개됐던 영국인 케네스 비글리가 갇혀있던 ‘닭장’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인근에는 기초적인 화학무기 공장으로 보이는 방도 눈에 띠었다. 화학물질 냄새가 희미하게 감돌았다. 미군은 시안화나트륨, 청산칼륨, 황산, 염산 등이 발견됐다면서 폭탄을 만들기 위한 실험실로 사용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문이 없는 방의 벽에는 피로써 적은 ‘희망’ ‘계획’ 등 글씨들이 있었다. 아랍어로 쓰여진 것으로 보아 외국인 인질과는 무관할 것으로 이 신문은 추정했다.

어떤 방에는 알 자르카위 조직원들이 참수 비디오에서 사용했던 검은 복면도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전깃줄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곳곳에 코란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또 다른 방에는 어린이 옷과 어린이용 자전거 등이 쌓여있었다. 창문 커튼 옆에서는 아직도 싱싱한 양파 상자가 보였다.

미군은 핸드폰, 컴퓨터 등도 압수했다고 전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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