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버버리코트의 계절. 그런데 버버리코트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100여년전 영국의 발명가 토머스 버버리는 수십 개의 발명 특허를 가지고 있었지만 어느 것 하나 상품화에 성공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봄비가 내리던 어느날 고무로 된 비옷을 입고 비와 땀으로 기진맥진 한 그는 방수가 되는 옷감만 만들면 대박이 날 거라고 생각했다.포목상이기도 했던 그는 주로 농부나 목동들이 입던 옷이 습기에 강하다는 점에 착안, 방수와 보온력이 뛰어난 ‘개버딘’이라는 옷감을 개발했다. 이 옷감으로 만든 레인코트는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그는 1910년 버버리회사를 세웠고, 버버리는 오늘날까지도 코트의 대명사로 남아있다.
우리나라는 특허 강국이다. 특허를 포함한 국내 산업재산권 출원은 현재 30만5,000여건으로 세계 4위. 특히 우리 국민이 미국에 출원한 특허건수만도 7,071건으로 외국인 특허출원건수 4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사업화 면에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최근 특허청이 특허보유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특허가 제품으로 개발, 생산돼 출시되는 비율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사업화를 하지 못한 특허는 머리 속에서 잠자는 아이디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에 한국일보사는 특허 사업화 전략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이를 지원하는 한편, 특허 기술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2002년부터 ‘100대 우수 특허제품 대상’을 제정, 시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지난 7월 사업화에 성공한 우수 특허제품 50선(選)을 선정해 소개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산업자원부와 특허청, 서울경제신문, 대한변리사회, 한국특허정보원, 한국여성발명협회의 공동후원 아래 50개 제품을 선정했다. 이들 100개 제품은 12월 본상 심사를 통해 영예의 대상인 국무총리상을 비롯, 산업자원부 장관상, 특허청장상 등 총 41개의 상을 수여하게 된다. 수상업체는 정부의 우선 구매업체로 지정 받게 되며, 특허청이 주최하는 각종 전시회에 초청되는 특전이 주어진다.
이번에 선정된 100개의 제품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새로운 기술과 접목, 성공적으로 상품화해 눈길을 끌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제품들은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소비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달라진 시장환경과 문화패턴이 낳은 우수 특허 제품들은 다시 시장의 소비패턴을 만들고, 결국엔 기업의 생존전략과 경영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다.
심사위원단은 전문성 경쟁력 생산성 지적재산권 등 기술성과 상품 시장 마케팅 품질인증 경영 등 사업성을, 그리고 제품 디자인과 브랜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심사는 생활, 기계, 전자, 생명공학ㆍ화학 등 4개 분야로 나뉘어 진행됐다.
심사위원장 이유재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장 환경을 반영하듯 생활에 밀접한 특허의 신청이 많았고, 웰빙 붐을 타고 건강과 관련된 특허 제품의 신청이 많았다”며 “아이디어와 신기술로 무장한 이 제품들이 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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