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연일 계속돼 지난해 에두아르드 셰바르드나제 그루지야 대통령을 무너뜨린 무혈혁명이 우크라이나에서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국제사회가 선거의 불공정성을 공식 문제삼은 뒤 확대되고 있는 시위양상이 총선 부정으로 촉발된 그루지야 사태와 흡사하다는 게 배경이다.
23일 수도 키예프 시내 독립광장에는 10만 명이 넘는 야당 지지자들이 집결해 선관위의 개표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전날에는 5만여명이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항의시위를 가졌다.
의회는 이날 비상회의를 소집, 혼란수습책을 논의키로 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회의소집이 무산됐다.
미국 유럽 등 국제사회는 이번 대선이 공정하지 못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유럽의회 참관인단을 이끌고 있는 마렉 시위치 위원장은 이날 "러시아가 지지하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의 지지기반인 동부지역에서 대규모 유권자 동원이 이뤄졌다"며 "이는 북한식 선거를 연상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앞서 대선 결과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각 회원국 정부가 자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불러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선거 방식에 항의하기로 했다.
애덤 어럴리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매우 불온한 형태의 부정행위로 선거가 훼손됐다"며 "최종분석 결과 근본적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 우크라이나 관계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키예프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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