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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드러나는 수능부정 범행 실태/ 모의고사서 2차례 예행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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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드러나는 수능부정 범행 실태/ 모의고사서 2차례 예행연습

입력
2004.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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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 휴대폰 부정행위사건 가담자들은 수능 직전 실시된 2차례의 전국 수능모의고사에서 직접 실전 예행연습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부정행위를 주도했던 수험생들은 성적이 부진한 수험생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뒤 답안 제공 대가로 수십만원씩을 받는 ‘커닝 장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이번 사건을 주도한 이모(19)군 등 수험생 22명이 최초로 범행을 모의한것은 9월 중순. 중학교 동창생 사이인 이들은 같은 달 전국 모의고사가 끝난 직후 A고 강당 5층에 모여 “수능에서 커닝으로 성적을 올려보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이어 성적이 부진한 수험생들을 “과목당 50만원만 내면 수능 2~3등급 성적으로 끌어올려주겠다”고 꾀어 부정응시자 42명을 모았다. 이군등은 또 학교별로 수능 2~3등급에 속하는 수험생들에게 접근해 자신 있는과목의 답안을 제공하면 취약과목 답안을 보내주겠다며 답안 제공자인 ‘선수’ 39명을 확보했다. 이어 1개월여 동안 답안을 취합한 뒤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송신할 후배 재학생 30명과 이들을 관리할 대학생 7명을 끌어들인 뒤 본격적인 ‘커닝 훈련’에 들어갔다.

이군 등이 커닝 훈련에 필요한 자금 마련에 나선 것도 이 무렵. 이들은 답안을 제공받을 단순 부정응시자들에게 답안 제공 대가로 30만~90만원씩모두 2,085만원을 확보했다. 반면 수능 커닝 주동자와 ‘선수’들은 한푼도 내지 않았다.

이군 등은 중계역할을 맡은 후배 재학생과 대학생에게 “수능 커닝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보답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휴대폰을 통한 답안 송신 및문자메시지 전송 요령을 집중 교육했다. 이들은 지난달 중순 부정행위에 사용할 ‘바(BAR)형’ 핸드폰 50대를 구입한 뒤 같은달 말과 이달 초 잇따라 실시된 전국 수능모의고사와 야간 자율학습시간 등을 통해 사전 예행연습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군 등은 이 같은 예행연습과 수능 실전을 치르면서 쓴 커닝 자금은 휴대폰 구입비 920만원과 후배 재학생 등 ‘관리비용’ 545만원 등 모두 1,465만원. 나머지 620만원은 커닝 자금 통장 잔금과 현금으로 남아 있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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