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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외교 '스코크로프트 사단'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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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외교 '스코크로프트 사단'이 뜬다

입력
2004.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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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크로프트 사단이 미국의 외교를 움직인다.’조지 W 부시 2기 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콘돌리사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라이스의 자리를 물려받을 스티븐 해들리 부보좌관 그리고 국무부 부장관 물망에 오르고있는 아놀드 캔터 전 국무부 차관. 미국 외교안보를 이끌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이들의 공통점은 제럴드 포드와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브렌트 스코크로프트를 ‘사부(師父)’로 두었다는 점이다.스탠퍼드 대학에서 러시아 문제 전문 학자로 명성을 날리던 라이스 박사에게 공직 진출의 길을 연 안내자는 스코크로프트였다. 1987년 이 대학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라이스의 자질을 눈여겨본 스코크로프트는 1989년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되면서 그녀를 국가안보회의(NSC)로 끌어들여 2년 동안 일하게 했다. 10년 뒤 라이스 박사가 조지 W 부시 1기 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되자 스코크로프트가 자신의 경험을 전수하는 등 두 사람간 ‘사제’의 연은 10여년간 이어졌다.

포드 대통령 시절 NSC에서 스코크로프트 보좌관을 위해 일했던 해들리도한때 스코크로프트가 은퇴후 설립한 국제관계 자문회사인 ‘스코크로프트그룹’의 사장을 맡을 정도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은 부시 1기 정부의 NSC를 이끈 두 사람과 스코크로프트의 관계에 틈새를 만들었다. 전통적인 현실주의 대외정책 노선을 따라온스코크로프트는 2002년 월스트리트저널에 ‘후세인을 공격하지 말라’는 글을 발표, 이라크 공격에 골몰했던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당시 딕 체니 부통령으로 대표되는 네오콘의 이라크 공격에 동조하고 있던 NSC의 두 제자를 불편하게 만드는 주장이었다.

‘악마와도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스코크로프트 외교 노선의 충실한계승자는 현재 ‘스코크로프트 그룹’사장인 캔터다. 아버지 부시 정부 시절 국무부 정무 차관을 지낸 캔터는 1992년 1월 김용순 전 북한 노동당 비서와 뉴욕에서 사상 첫 북미 고위급회담을 했던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라이스 국무장관 내정자가 네오콘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는 존볼튼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과 캔터 전 차관보 중 누구를 부장관으로 선택할지는 라이스의 외교노선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스승의 노선을 따라 외교정책에서 현실주의적 색깔을 더 강하게 내느냐, 네오콘의 이념주의적 경향을 따르느냐의 선택이기도 하다.

최근 국무부 부장관 후보로 로버트 키밋 전 독일 대사, 니컬러스 번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대사 등 제3후보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은 스코크로포트 사단의 얽히고 설킨 인연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워싱턴=김승일 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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