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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커닝 헛물만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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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커닝 헛물만 켰다

입력
2004.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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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휴대폰을 이용한 부정행위에 가담한 수험생들의 성적은 얼마나 올랐을까.22일 현재까지 경찰 조사와 가담자들의 진술을 종합해보면 이번 부정행위가 수험생들의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계획과 달리 일부 수험생들이 답안을 보내오지 않는 등 ‘팀플레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데다 실행과정에서 오류도 많이 벌어졌기 때문.

이번 사건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광주 C고 3학년 김모(19)군은 “휴대폰을 연결한 상태에서 시험을 봤지만 막상 부정행위를 하려니 겁이 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광주 D고 이모(19)군도 “수리영역 답안을 보내는 ‘선수’로 부정행위에 가담했지만 다른 영역의 답안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선수’ 수험생들은 긴장한 나머지 답안을 보내는 과정에서 착오를 일으켰고 고시원에서 ‘선수’의 답을 기다리던 후배 재학생과 대학생들도 혼선을 일으켜 수험생들에게 답안을 전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경찰조사를 받은 한 가담자는 “예를 들어 ‘선수’들이 잇단 두 문항의 답안을 휴대폰으로 각각 세 번과 한 번 두드려 3번과 1번이라고 알려올 경우 중계를 맡은 사람들이 휴지간격을 놓치고 정답을 4번으로 착각해 잘못 전송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경찰 관계자는 “중계자들이 최종적으로 종합해 보낸 답안이 실제 정답과 다른 경우가 많았으며, 현재까지 적발된 ‘선수’들 중 서울 명문대에 진학할 정도의 최상위권 수험생은 없었다”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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