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하지 마세요. 이런 저런 소문일 뿐입니다.”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2일 비공개 당직자회의에서 당직 개편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회의가 여당의 4대 법안 강행처리 방침에 맞선 대응책을 마련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박 대표의 언급은 의제와 무관했다. 그만큼 당직 개편설이 퍼지고 있다는 반증이었다. 박 대표는 여당과의 일전을 앞두고 당직개편을 둘러싼 ‘설왕설래’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박 대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당직 개편설이 오히려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정기국회 전부터 나오기 시작한 당직 개편설은 이해찬 총리의 한나라당 폄하발언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최근엔 당직 개편의 폭과 시기는 물론 후보자들까지 거명되고 있다. “일부 당직자가 박 대표에게 사의를 표했다” “박 대표를 찾아가 당직을 맡고 싶다고 의원도 있었다”는 소문도 떠돈다.
박 대표의 측근들과 당 관계자들도 당직 개편의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한 고위 관계자는“박 대표가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당내 및 여권에 대해 나름의 분석을 내린 것 같다”며 “박 대표가 리더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당직 개편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당직 개편은 정기 국회가 끝난 뒤 박 대표의 스킨십 부족 등 ‘약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체 대상으로는 사무총장, 대표비서실장, 대변인 등이 거론된다. 총장 후보로는 권철현, 김무성, 김문수 의원 등이, 대표비서실장으로는 진영 실장의 유임설 속에 권경석 의원이 하마평에 오른다. 대변인은 ‘투 톱’에서 ‘원 톱’으로 환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직 개편을 넘어 전면적인 당 체질 개선이 시도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박 대표의 지시로 구성된 당 조직개선 TF가 당사 이전과 당명 개정을 비롯해 대대적인 당 조직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