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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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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입력
2004.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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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형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1971년 초연한 앤드류 로이드웨버 원작의 파격성과 실험성을 제대로 담아낸 작품이다. 이전 여섯번의 한국공연이 예수의 부활장면을 첨가하여 종교극 형식을 취했던 것과는 달리, 갈등하고 고뇌하는 인간적인 예수와 유다의 번민에 초점을 맞춰 훼손된 원작을 복원해냈다.오리지널 그대로 사용된 음악에 가사를 새로 번역해 입혔으며, 의상 안무조명 등 시각적 요소는 브로드웨이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무엇보다도 관객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예수 역의 박완규와 유다 역의 JK김동욱. 각기 록 발라드와 소울 풍 가요로 가창력을 자랑해온 두 사람이빚어낼 연기 앙상블에 공연의 성패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 박완규는 고음과 저음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목소리로 객석을 압도했고, JK김동욱도 넓은 음폭으로 록 음악을 무리 없이소화해낸다.

그러나 박완규의 노래에는 죽음 앞에 절망하는 한 인간의 철저함이 묻어나지 않으며, JK김동욱은 관객의 시선을 떨쳐내지 못한 듯 부자연스러운 동작과 가끔 불안한 음정으로 조바심을 자아낸다. 둘 다 노래는 수준급이었으나 연기는 낙제를 면한 정도라고 할까. 대신 마리아 역의 신인 이연경의 호소력 짙은 노래와 빌라도 역 김법래의 차분한 연기가 ‘두 가수’의부족함을 메워준다.

2층 건물모양의 무대장치를 통해 배우들이 밀물처럼 무대로 스며들다가 썰물이 되어 사라지도록 한 연출솜씨가 꽤 인상적이다.

배우들이 무대 좌우, 전후를 가로지르며 만들어내는 역동성도 눈 여겨 볼거리.

십자가를 메고 골고다로 향하는 예수 주변에 카메라맨과 방송기자들이 에워싸는 모습, 반라의 무희들과 화려한 춤을 추는 유다, 강렬한 네온사인 밑에서 예수를 조롱하는 헤롯왕 등 라스베이거스의 쇼를 연상케 하는 장면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시각적, 청각적 아찔함을 선사한다.

더불어 관객들의 귀를 끌어 당기는 ‘I Don’t Know How To Love Him’ 등을 듣는 것은 여전히 큰 기쁨으로 다가온다.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 501-7888.

/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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