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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 유전자 지도 함께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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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 유전자 지도 함께 만들어요"

입력
2004.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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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의 유전자 지도를 밝혀내는 과제를 우리만 손 놓고 앉아 있을수는 없습니다. 그건 국가적인 망신이죠. 지금까지는 유전자 정보가 백인위주로 연구돼 왔기 때문에 아시아인 데이터는 전무합니다. 우리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유전학 기초분야가 뒤떨어지는 것은 자존심 상하지만 아시아인의 유전적 차이를 밝혀내는 이번 첨단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16~2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인간게놈기구(HUGO) 아시아_태평양 지역 회의에 다녀온 울산대 의대 송규영(47) 교수는 새로운 연구에 대한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이 회의는 ‘인간게놈기구 범아시아 단기염기서열변이 계획(HUGO Pacific Pan_Asian SNP Initative)’ 프로젝트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이 다국적 공동연구 프로젝트는 한국, 인도, 일본,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네팔, 필리핀, 태국, 대만 등 11개 국 과학자들이컨소시엄 형태로 추진한다.

22일 서울아산병원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에서 만난 송 교수는 “인류의 60% 이상인 아시아 인종들의 유전적 차이와 특징을 찾아내 상세하고도 포괄적인 유전자 지도를 작성하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이라며 “공동연구팀은 우선 11개 국으로부터 한 나라에 수 백 명씩 총 2,600명의 혈액샘플을 채취한 뒤 5만 개의 SNP 분석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회의 성과를 전했다.

송 교수는 이번 회의 때 한국인과 일본인의 유전자 조합이 예상 외로 상당히 다른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국연구팀은 송 교수와 함께 유향숙 21세기 인간유전체기능연구 사업단장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강창원 박사, 국립보건원 김규찬 박사가 맡고있다. 김규찬 박사는 조만간 한국인 20명의 유전자 샘플을 채집해 이번 프로젝트에 제공한다. 각국 자료를 토대로 2년 후에는 아시아인 전체 유전자지도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송 교수는 연세대 생물학과를 나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유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 미국 앨버트 아인슈타인 의대 라주 쿠체라파티 교수가 인간의 12번 염색체 상세지도를 작성하는 데 참여한 한국 유전학의 대표적 두뇌다.

“아시아인의 유전적 지도가 만들어지면 인류가 어떻게 아시아 지역으로이동하고 정착했는지 추정할 수 있습니다. 또 중국인과 한국인, 몽골인과일본인의 유전적 차이도 규명할 수 있지요. 한국 여성의 유방암 발병 시기가 서양인보다 이르고 예후도 안 좋은 까닭도 밝혀낼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3년 안에 한국인의 유전체 구조를 밝혀내겠습니다.”

의사 남편에 대학생 아들을 둔 주부 학자의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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