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이 폐암의 원인이 아니라구요? 최근 담당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2부 조관행 부장판사)가 언론에 배포한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 입증은 불가능하다’는 담배소송 감정서 요약 자료는 완전 왜곡된 것입니다. 서울대의대가 내놓은 원래 감정서의 내용을 크게 왜곡, 실제와는 정반대 결론을 냈습니다. ”흡연으로 폐암에 걸렸다며 환자 6명이 한국담배인삼공사(현 KT&G)를 상대로 제기한 담배소송에서 원고측 지원단체인 한국금연운동협의회 김일순 회장(연세대의대 명예교수)은 “담당재판부가 서울대의대에서 작성한 62매 분량의 감정서를 4매로 줄이면서 왜, 이렇게 감정서의 핵심 내용은 제외하고 지엽적이고 부정적인 부분만 발췌해 전체 내용인양 왜곡했는지 이해할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나 알 수 있는 학술적인 내용의 감정서를왜 굳이 피고측에 유리한 내용으로 요약 작성해 배포했는지 의문스럽다는것이다.
그는 “폐암환자가 있을 때 80~90%는 흡연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은 감정서에서도 분명히 언급돼있다”면서 “왜 이런 내용은 제외하고, 폐암이아닌 ‘전체’ 암 발생에 대한 흡연 기여도는 40%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폐암에서 흡연의 유해성을 희석하는 내용을 언급했는지 이해 할 수 없다”고말했다.
김회장은 “감정서 원본에는 ‘흡연을 능가할 정도의 다른 위험요인이 발견되지 않는 한 흡연이 그 폐암의 발생 원인이다’ ‘환자 6명중 4명은 임상적으로 보아 흡연에 의한 폐암이고, 나머지 2명도 병리학적으로 보아 흡연 때문에 흔히 발생하는 암은 아니지만 흡연에 의한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는 등 흡연이 폐암의 원인임이 분명히 나타나있다”면서 “그러나 요약본에는 이런 중요한 사실은 빠진 채 ‘다른 요인이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몰라 폐암과 흡연과의 관계를 판정할 수 없다’고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흡연 피해자들이 승소할 경우 발생할 여러가지 사회적인 파장을 고려했는지는 몰라도, 이런 파장을 우려해 폐암 환자들의 진료기록 감정을오도하다니요? 30년 이상 담배를 피운 사람이 폐암에 걸렸다면 그 폐암은 담배에 의한 것이라는 것은, 의학적인 근거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이미 온세상이 다 아는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담배소송이 5년을 끌어오면서 환자 6명중 3명이 숨을 거두었습니다. 더 이상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는 것을두려워해선 안됩니다”라고 말했다.
금연운동협회만 격앙된 분위기는 아니다. 금연전도사로 널리 알려진 국립암센터 박재갑원장은 최근 대법원장과 행정처장에게 항의서한을 보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이종욱 사무총장도 이 뉴스를 듣고 김용익 대통령 자문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 위원장에게 항의 전화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원고측 배금자 변호사는 해당 재판부에 대해 11일에는 법관기피 신청을, 16일엔 판사 징계 청원을 각각 냈다.
송영주 의학전문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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