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美지도자들의 화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美지도자들의 화합

입력
2004.11.22 00:00
0 0

우중(雨中)에도 화합은 빛났다. 18일 아칸소주 리틀록에서 열린 ‘클린턴대통령 도서관’개막식. 아칸소강을 적히는 초겨울비도 ‘대통령의 연대’를 과시하는 전현직 대통령 4명의 덕담과 웃음을 식히지 못했다.지미 카터,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업적을 칭송하면서 미국의 역사에 새로운 유산을 보태는 데 한 소리를 냈다.

1992년 선거 때 클린턴에게 패했던 아버지 부시는 아칸소 태생인 소매 체인 월 마트의 설립자를 떠올리며 “클린턴은 여기에서‘소매 정치’의 샘월튼으로 자랐다”고 극찬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 술 더 떠 “전 미국인은 그의 뛰어남, 설득력과 일관성을 목도했다”며 “그의 참모들은 그가 타이타닉호였다면 빙산을 가라앉혔을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고 웃음을 자아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의 갈등을 녹였다. 부시 대통령을 전쟁을선택한 무원칙한 지도자로 몰아세웠던 그는 이날 부시에게 따뜻한 재선 축하를 잊지 않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이 도서관은 20세기와 21세기, 보수와 진보를 잇는다리”라며 “내가 원하는 것은 공화당과 민주당,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이 도서관을 찾는 누구나 공직은 숭고한 것임을 알게 되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당적과 정적 관계를 초월, 상대방의 유산을 존중함으로써 대통령의 권위를 스스로 세워가는 미국 지도자들의 모습에 갈등과 반목의 찌꺼기를 버리지 못하는 우리의 전직 대통령들이 겹쳐진다.

개관식 참석을 두고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측 사이에 신경전을 벌였다는 후문까지 들려 씁쓸하다. 서로의 경쟁을 넘어 국민의 화합과 국가의 미래를 합창하는 우리의 전직 대통령을 보고싶은 마음뿐이다.

김승일=워싱턴특파원 ksi810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