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를 6자 회담의 틀 내에서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고 6자 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노력키로 했다.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부시 2기 행정부가 북핵 문제를 정책 우선순위 1번으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부시 대통령은 “북핵 문제가 긴요하며 이란ㆍ이라크ㆍ달러 문제 등 여타 문제가 있지만 한반도 문제를 중요한 이슈(vital issue)로 삼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북핵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갖고 있는 민감성을 충분히 이해하다”면서 “북핵 문제를 6자 회담 틀 안에서 평화적ㆍ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6자 회담 당사국인 만큼 회담의 원만한 진전을 위해 유리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자 부시 대통령은 “전적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한미 양측은 이날 공동발표문을 내지는 않았다.
회담 후 정부 관계자들은 “아주 잘된 회담”이라고 높이 평가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APEC 기업자문위 회의에서 “관련국들과 접촉한 결과 김정일에게 보낼 메시지가 명백하다는 점을 밝힐 수 있는데 그것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제거하라는 것”이라고만 밝혔다.
특히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에 미국이 동의했다”고 발표했다가 기자들의 추가적 질문이 잇따르자 “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고 말의 톤 등으로 미루어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19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6자 회담의 조기 개최를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APEC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 길에 올랐으며 21일 하와이 호눌룰루를 들른 뒤 23일 귀국한다.
● APEC 정상회의 폐막
제12차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가 21일 오후(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대(對)테러 강화, 무역·투자 자유화, 반 부패 등을 골자로 하는 정상선언문인 '산티아고 선언'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산티아고=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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