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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는 매파? 편견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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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는 매파? 편견일 수도!

입력
2004.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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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2기 정부의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콘돌리사 라이스(50)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딕 체니 부통령이 주창한 일방주의 외교를 추종, 이라크 전쟁을 밀어붙이며 미국 매파 진영의 한 축을 형성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국제정치학자로서 그는 국가와 힘을 분석도구로 삼고, 힘의 논리로 세계를 설명하는 현실주의 학파에 속해 있다는 게 대부분의 시각이다.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21일자 ‘힘과 가치를 통한 접근’ 이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라이스는 현실주의와 이상주의를 결합한 중도주의적 이론가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힘의 논리를 따르며 부시 대통령의 신뢰를 받고있지만 국제협력을 통해 세계질서를 바로 잡기를 원하는 ‘이상주의’를 완전히 버리지?않고 있다는 것이다. 포스트에 따르면 라이스 내정자의 이상주의 세계관은 세가지 측면에서 뒷받침될 수 있다.

우선 라이스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의 부친인 조셉 코벨 덴버대학 교수를 외교정책에 있어서 정신적 지주로 모시고 있다. “현실주의를무시할 수는 없어도 미국은 ‘도덕주의’의 모델”이라며 힘의 논리를 배척하는 코벨 교수의 이론을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 통일을 이끌었던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재임시절인 1989~91년 국가안보회의(NSC)에 근무하면서 “독일통일은 국제협력시스템의 결과”라며 협력주의를 강조한 것도 그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소련 붕괴후 동유럽을 여행한 뒤에는 미국외교정책이 과격적이며 일방주의라는 비판의 글을 책에 싣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교 시절 “미국은 일본 및 독일과 함께 세계 2차대전 이후 자유주의를 전세계에 퍼뜨렸다”고 언급한 것도 주목된다. 2000년 대선 당시 라이스는 “미국인들은 초강대국의 이미지를 편안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힘의 논리에 바탕을 두고 강요하기 보다는 유연한 외교정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기자출신인 제임스 만은 최근 저서를 통해 “라이스는 2000년 대선 당시 현실주의를 너무 강조한 네오콘과 때때로 갈등을 빗어왔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9ㆍ11테러 이후 태도를 바꾸며 “세계 열강들을 제치고 미국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때가 왔다”고 노선을 바꾸었다는게 만의 해석이다.

헨리 키신저로 대표되는 현실주의 학자들의 이론은 공화당 정권의 대외정책을 주도해왔다. 반면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이래 클린턴 정부의 민주적 평화론에 이르기까지 이상주의 이론은 민주당 정권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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