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음악 외에도 동영상, 사진 등을 재생할 수 있어 ‘차세대 MP3 플레이어’로 각광 받는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시장에 전운(戰雲)이 피어오르고 있다. 기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포터블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에 맞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포터블미디어센터’(PMC) 표준을 내놓고 세력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PMC 표준을 적극 보급하기 위해 국내외 유명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최신형 PMC 제품을속속 선보이고 있다.
9월 멀티미디어 전문업체인 싱가포르의 크리에이티브(creative)사가 세계최초의 PMC 제품인 ‘젠’(Zen)을 출시한데 이어, 8일 삼성전자가 ‘YH-999’를 선보였고 국내 최대 MP3업체인 아이리버도 이르면 연내 ‘MC-100’을 선보일 예정이다.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파일을 재생하기 위해 PC와 같이 운영체제와 재생 소프트웨어(SW)를 필요로 한다. 현재는 리눅스 기반의PMP 제품이 대세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 이를 SW업계의 ‘큰형님’인 MS가그냥 보고 있을 리 없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조사에 따르면 PMP 시장은 2006년까지 연간 1,500만대, 최소 3조원 대를 넘나들 것으로 보이는 ‘황금 어장’이다. 업계 관게자는 “PMC에는 MS 윈도 운영체제와 미디어플레이어 기술이 사용된다”며 “MS가 일단 표준 전쟁에서만 승리하면 소프트웨어 판매만으로도 연간 수천억원의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PMC 표준의 등장에 따라 기존 PMP 업체들의 이해관계도 엇갈리고 있다. 차세대 PMP개발에 진력하고 있는 미국의 애플컴퓨터와 일본 소니, 올림푸스 등은 MS의 막대한 시장 지배력을 경계하며 독자노선을 선언한 상태다.반면 시장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MS와의 제휴를 선택하고 있다.
PMP와 PMC는 기능면에서는 거의 동일하지만, PMC는 MS의 지속적인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개발비가 적게 드는데다, PC와 호환성이 뛰어나 사용법이 편리해 제품 마케팅 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특히 PMP 진영에 속해있다가 최근 PMC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는 아이리버의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아이리버는 올해 초 이미 PMP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MP3 시장에서 애플의 ‘아이포드’(iPod)에 선두 자리를 빼앗긴 아이리버가 MS와 공조해 차세대 시장에서 기선을 잡겠다는 계산을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철환 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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