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식 너무 좋아요. 다이어트에도 최고예요.”17일 오후 7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내 총장 공관. 4개월 전 노벨상 수상자로는 처음으로 국내 대학 총장에 취임한 로버트 러플린(54) 총장이 신임 교수, 출입기자들을 초청해 조촐한 집들이를 했다.
그는 한국생활에 대해 “아내와 떨어져 있는 것을 빼고는 아주 만족한다”고 말했다. 바쁜 일정에서도 피아노 연주, 자전거 타기를 취미로 즐긴다는 그는 이날 손님들 앞에서 자신이 작곡한 ‘카니발 오브 버블’ ‘매직코트’란 곡을 멋지게 피아노로 연주했다.
40세 때부터 작곡을 했다는 그의 연주 솜씨는 상당하다는 게 주변의 귀띔. 거실에는 최근 부산과학고 강연 후 학생들로부터 선물 받아 애지중지한다는 장구도 놓여있었다.
러플린 총장은 저녁 10시쯤 잠들어 새벽 4시에 일어나는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다. 눈 뜨자마자 하는 일은 한국어 공부. 교재와 영한 성서 등으로 독학하고 있는데 말은 아직 서툴지만 명함 정도는 읽을 수 있다고 했다.
KAIST의 비전에 대해 그는 “한마디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기업에서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창의적인 인재를 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폭풍 전야”라며 “12월 말 KAIST에서 커다란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해 획기적 혁신방안을 추진 중임을 암시했다. 러플린 총장은 양자물리학의 세계적 대가로 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98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